가격급등 피로감ㆍ대출규제 등 “더 떨어지나” 수요자 반응 냉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집값 하락기에도 타지역에 비해 가장 늦게 떨어진다는 강남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집값이 더 내리기를 기대하는 수요자의 관망세도 뚜렷해져 ‘불패’ 신화를 써온 이 지역의 향방에 관심이 주목된다.

25일 KB국민은행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다. 올해 첫 주 -0.01%를 기록했던 데서 하락 폭은 더 커지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의 ‘근원지’로 꼽혔던 강남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9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매매가격은 0.22% 하락했는데, 주간 하락 폭이 0.2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7월 마지막 주 이후 처음이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각각 12주,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급매물에도 매수문의가 없거나 매물이 누적되는 일부 재건축 단지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남ㆍ송파를 비롯해 경기 하남 등 인근 대체가능 지역의 대규모 신규공급의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분위기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9ㆍ13 부동산 대책으로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입주 및 공급물량도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비롯해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475가구),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가구) 등이 올해 입주를 앞뒀다. 공급 물량도 집중된다. 최근 서울시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24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계획된 도심 내 주택 8만가구를 합하면 총 32만가구가 공급된다.

수요자의 관망세도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입시기를 뒤로 미루는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아직 오른 만큼 내리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실례로 지난 2013년 10월 11억9000만원에 팔렸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의 전용 84㎡의 매매가는 5년 새 2배 뛰었다. 최근 1~2억원 떨어진 게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시세보다 싸게 매물을 처분하려는 매도자들의 움직임도 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며 “가격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세금 증가 등의 삼중고를 겪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과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추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다.

거래도 급감한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ㆍ13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9월 강남구에서는 아파트 매매가 554건 이뤄졌는데 그 수는 지난달 87건, 이달은 25일 기준 50건을 기록했다. 송파구와 서초구에서도 이 기간 아파트 매매건수가 각각 782건→59건, 503건→34건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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