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송 대계’가 필요하다.”

지난 4월 미국의 방송사업자협회(NAB)의 고든 스미스회장은 2014 NAB에서 정부에 ‘내셔널 브로드캐스트 플랜(National Broadcast Plan)’을 촉구하였다. 당시 그는 FCC가 유무선 산업에 대해서는 로드맵을 개발하고 추진하면서 방송에 대해서는 낡은 정책과 규제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통신부문의 2010년 ‘네이션 브로드밴드 플랜(Nation Broadband Plan)’과 같은 방송의 큰 그림을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방송의 큰 그림이 절실히 필요한 곳은 대한민국이다. 브로드밴드부문과는 달리 방송의 큰 그림을 그리는 고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말 구 방송위원회에 ‘미래의 방송’ 특별연구위원회가 가동되었으나 정작 방송통신융합기구출범과 IPTV도입에 치우쳐 차세대 방송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성과도 지속적인 검토도 이뤄지지 못하였다.

우리는 디지털전환정책은 펴왔으나 정작 디지털방송시대 부합하는 규제와 정책은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있다. 단지 사업군별로 힘싸움에 몰입하고 정부는 그때마다 사안별로 이를 다루는 양상이다. 디지털 시대에 부합되는 방송제도 개선도 미래가 밝은 방송에 대한 비전도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방송시장은 제로섬 시장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특정 사업자중심의 정책을 펴면,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상파 방송사들이 희망하는 지상파다채널서비스(MMS)를 한 예로 보면, 현재의 방송사업제도를 그대로 가지고 방송을 하게 할 것인가, 새롭게 다중사업자 개념을 도입할 것인가 하는 방송산업구조에 대한 고민부터 필요하다. 그런가 하면, 의무전송의 대상이 늘어나는가 하는 문제가 뒤따르고, 기존채널에 인접하여 늘어나는 채널은 실제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채널편성의 문제까지 영향을 준다. 기존에 지상파 채널과 채널사이 황금 채널에 위치하여 상당한 송출료를 내던 홈쇼핑의 경우, 그만큼 피해를 보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해 플랫폼사업자들에게 새롭게 송출료 현실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겨우 홈쇼핑의 송출료에 의존해 수익을 내온 유료방송계에는 당연히 피해가 올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무전송의 채널수가 더욱 증가하면, 플랫폼사업자들은 채널편성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할 것이고, 그 여파는 의무전송의 대상인 종편, 공공채널, 공익채널 등의 수를 줄여야 하는 문제에 까지 미칠 것이다. 이처럼 방송부문의 어떠한 이슈도 모든 사업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시장만 볼 것도 아니다. 방송저널리즘의 차원에서도 미래방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로서는 공정한 규제자의 역할마저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방송은 우리의 사회, 경제, 문화의 중요한 인프라이다. 방송에 정글의 법칙만이 작동하는 상태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방송의 큰 그림을 같이 그리는 작업을 하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같이 할 방송대계를 함께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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