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영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메카트로닉스 랩장 인터뷰 - "어르신들 자신에게 문제있나 보여지는 것 꺼려...슬림화 역점" - 소음 줄여 백화점 등 오픈 장소서도 무리없이 사용 가능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양쪽 무릎수술로 실험실에 굉장히 힘들게 걸어 들어오신 분이 GEMS를 착용하시고 갑자기 모든 사람이 놀랄 정도로 빠르고 역동적으로 걷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미래에는 어르신 한 분이 한대씩 (삼성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거리를 힘차게 걸으시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만난 심영보 메카트로닉스 랩장(전문연구원)은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GEMS(이하 젬스)’의 미래를 이같이 그리고 있었다.
심 랩장은 왜 ‘헬스케어’ 로봇인가하는 질문에 “종합기술원의 역할은 당장 사업은 안하더라도 미래 필요한 기술을 미리 확보하고 연구하는 미션을 가진 곳”이라며 “고령화시대에 현재의 로봇기술로 당장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헬스케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기술로 인간의 물리적인 능력을 끌어 올려서 죽기 직전까지도 스스로 움직이고 활동하며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보행보조 로봇 ‘GEMS 3종’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ITㆍ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첫 선을 보이기까지 삼성서울병원 등을 통해 치밀한 임상실험을 거쳤다. 그는 “특히 뇌졸중으로 오른쪽 상하지 편마비를 앓는 어르신이 기억난다”며 “GEMS 착용 후 초반보다 걷는 속도가 빨라지고, 일어섰다앉았다도 빠르게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GEMS 개발에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슬림하고 가볍게 만들자’였다.
심 랩장은 “임상실험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어르신들이 이런 기계를 착용함으로써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길 꺼려한다는 것이었다”며 “또 무거울 수록 버림받는다고 생각해 슬림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 GEMS는 가벼운 봉을 활용해 얇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무게도 2.1kg에 불과하다.
심 랩장은 “대개 웨어러블 로봇의 프레임은 (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하는데 저희는 봉으로 얇게 디자인하면서도 어떠한 힘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력과 강도를 갖는 형태로 설계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슬림하고 가장 가벼우면서 동시에 최고 출력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해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소음’과 ‘개인화’는 개발과정에서도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그는 “바지 안에 입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소음이 크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소음과 크기를 줄이기 위해 “모터의 힘을 증폭하는 장치인 기어시스템을 작게 만들어 지금은 백화점 등 오픈된 공간에서도 거의 인지하지 못할 정도까지 소음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개인화를 위한 알고리즘 개발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심 랩장은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팩트는 결국 개인화”라면서 “사용자의 보행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힘을 내는 알고리즘 정확도를 높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문제점이 많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제품을 한가지 형태, 한가지 알고리즘으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결국은 사용자가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 진화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딥러닝이나 딥강화학습, 추후에는 빅스비와 연결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EMS 개발기간과 투자규모, 출시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동안 로봇을 여러 형태로 연구해왔고 이미 관련기술을 확보해놨기 때문에 본격 개발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며 “현재는 제품을 타겟팅해 개발하는 쪽에 맞춰져 있어 좀 더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궁리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에 대해서는 시중가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을 예고했다.
심 랩장은 “현재 이런 장치들이 수천만원대라고 하면 수백만원대로 다운시킬 것”이라며 “소재를 바꾸거나 설계를 최적화하는 노력이 집약되면 시장에서 쉽게 사서 쓰는 형태로 제품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국에는 어르신 한분이 한대 씩 차고 거리를 힘차게 걷는 모습을 상상해본다”며 웃음을 지었다.
삼성이 그리는 미래 웨어러블 모습에 대해서는 "실제 옷같은 로봇"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딱딱한 형태의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로봇이 아닌 정말 옷과 같이 편안한 로봇을 생각하고 있다”며 “착용해도 무게를 거의 못 느끼고 활동에 제약이 없으면서도 도움을 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