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이 24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이날 공식적으로 올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금년 우리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점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성장세 약화를 반영해 금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지난해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하회하겠지만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는 작년 4분기 1.0% 깜짝 성장하면서 연간으론 한은 성장률 전망(2.7%)에 부합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여건은 작년보다 녹록지 않다. 최근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ㆍ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국 경기둔화 조짐에 따른 투자심리 불안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1일 올 세계경제 성장률이 3.5%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안으로는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 한국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감소로 돌아섰고, 이달도 20일까지 작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14.6%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이다.
장용준 경희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ㆍ중 무역분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대(對)중 중간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최종재 가격이 오르면서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 교수는 “미ㆍ중 무역분쟁 이상으로 중요한 과제는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출 품목 다변화”라면서 “국제 반도체 가격 등락에 따라 수출이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불안요소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과도한 기업부채에서 촉발되는 ‘차이나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의 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커지면서 투자가 둔화되고 소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 후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ㆍ중 무역분쟁까지 악화되면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금통위에서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고, 현재 금리에 대한 금융안정과 경기둔화 등 상하방 압력이 혼재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연달아 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한은은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고, 연내에는 금리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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