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보도가 작은 화제가 됐다. 중장년층과 냉면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 중구 을지로의 ‘을지면옥’이 철거될 위기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도시재생 사업으로 서울 곳곳의 오래되거나 낙후된 지역들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모습을 봐온지라 을지로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공구상들이 빽빽히 들어선 을지로의 좁은 골목에 1985년 터를 잡고 30년 넘게 냉면을 말아왔고, 평양냉면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아온 을지면옥인지라 반향은 적지 않았다. 인근에 안성집, 양미옥 등 내공있는 음식과 한 시대의 애환을 품고 있는 식당들 역시 비슷한 처지다.
다른 나라들이 100년 혹은 그 이상 걸렸던 근대화 과정을 수십년만에 초고속으로 겪어낸 우리나라는 역사적인 건물이나, 유서깊은 건축물, 백년 이상된 노포 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시멘트빌딩이 곧 근대화였고, 초가집, 기와집, 좁은 골목은 갈아 엎어야할 구시대의 유물이었으니까….
수백년된 성이나 술집, 유명인의 생가가 즐비한 유럽은 말할 필요도 없고, 100년 넘은 가게와 공장이 흔한 일본을 떠올리면 좋은 비교가된다. 우리의 근대화, 도시화는 너무 급했고 너무 즉흥적이었으며, 철학도 없었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나름대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했던 피맛골은 웅장하고 커다란 빌딩 속에 옹색하게 자리잡았다. 최근 영화화돼 관심을 모은 조선어학회나 신간회 등은 종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행히 을지면옥을 비롯한 이 지역의 일부 노포들이 보존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신년 간담회에서 “과거의 문화나 예술, 전통과 역사 이런 것들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해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그런 것이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생각이 곧 이들의 생존을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이제라도 건물의 연식만 보지말고 낡은 벽에 담긴 이야기도 들어주었으면 한다.
김성진 선임기자withyj2@
최근 한 보도가 작은 화제가 됐다. 중장년층과 냉면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 중구 을지로의 ‘을지면옥’이 철거될 위기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도시재생 사업으로 서울 곳곳의 오래되거나 낙후된 지역들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모습을 봐온지라 을지로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공구상들이 빽빽히 들어선 을지로의 좁은 골목에 1985년 터를 잡고 30년 넘게 냉면을 말아왔고, 평양냉면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아온 을지면옥인지라 반향은 적지 않았다. 인근에 안성집, 양미옥 등 내공있는 음식과 한 시대의 애환을 품고 있는 식당들 역시 비슷한 처지다. 다른 나라들이 100년 혹은 그 이상 걸렸던 근대화 과정을 수십년만에 초고속으로 겪어낸 우리나라는 역사적인 건물이나, 유서깊은 건축물, 백년 이상된 노포 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시멘트빌딩이 곧 근대화였고, 초가집, 기와집, 좁은 골목은 갈아 엎어야할 구시대의 유물이었으니까…. 수백년된 성이나 술집, 유명인의 생가가 즐비한 유럽은 말할 필요도 없고, 100년 넘은 가게와 공장이 흔한 일본을 떠올리면 좋은 비교가된다. 우리의 근대화, 도시화는 너무 급했고 너무 즉흥적이었으며, 철학도 없었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나름대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했던 피맛골은 웅장하고 커다란 빌딩 속에 옹색하게 자리잡았다. 최근 영화화돼 관심을 모은 조선어학회나 신간회 등은 종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행히 을지면옥을 비롯한 이 지역의 일부 노포들이 보존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신년 간담회에서 “과거의 문화나 예술, 전통과 역사 이런 것들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해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그런 것이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생각이 곧 이들의 생존을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이제라도 건물의 연식만 보지말고 낡은 벽에 담긴 이야기도 들어주었으면 한다. 김성진 선임기자withyj2@

최근 한 보도가 작은 화제가 됐다. 중장년층과 냉면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 중구 을지로의 ‘을지면옥’이 철거될 위기라는 내용이었다. 이미 도시재생 사업으로 서울 곳곳의 오래되거나 낙후된 지역들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모습을 봐온지라 을지로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공구상들이 빽빽히 들어선 을지로의 좁은 골목에 1985년 터를 잡고 30년 넘게 냉면을 말아왔고, 평양냉면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아온 을지면옥인지라 반향은 적지 않았다. 인근에 안성집, 양미옥 등 내공있는 음식과 한 시대의 애환을 품고 있는 식당들 역시 비슷한 처지다.

다른 나라들이 100년 혹은 그 이상 걸렸던 근대화 과정을 수십년만에 초고속으로 겪어낸 우리나라는 역사적인 건물이나, 유서깊은 건축물, 백년 이상된 노포 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시멘트빌딩이 곧 근대화였고, 초가집, 기와집, 좁은 골목은 갈아 엎어야할 구시대의 유물이었으니까….

수백년된 성이나 술집, 유명인의 생가가 즐비한 유럽은 말할 필요도 없고, 100년 넘은 가게와 공장이 흔한 일본을 떠올리면 좋은 비교가된다. 우리의 근대화, 도시화는 너무 급했고 너무 즉흥적이었으며, 철학도 없었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나름대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했던 피맛골은 웅장하고 커다란 빌딩 속에 옹색하게 자리잡았다. 최근 영화화돼 관심을 모은 조선어학회나 신간회 등은 종로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행히 을지면옥을 비롯한 이 지역의 일부 노포들이 보존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신년 간담회에서 “과거의 문화나 예술, 전통과 역사 이런 것들을 도외시했던 개발에 대해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그런 것이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생각이 곧 이들의 생존을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이제라도 건물의 연식만 보지말고 낡은 벽에 담긴 이야기도 들어주었으면 한다.

김성진 선임기자withyj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