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개월 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TV’ 출시 - “모든사업 핵심은 AI…타사 협업 통해 생태계 확대할 것”
[라스베이거스(미국)=천예선 기자]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의 로봇사업 진출 선언에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삼성전자 호실적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부진 여파가 컸다. 반도체 편중현상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앞으로의 성장동력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김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연내 로봇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의욕적으로 밝혔다. 미래 먹거리의 주요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로봇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물론 삼성전자의 저력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 사장은 기자들에게 “(4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좋아질 것”이라며 “희망적으로 빨리 바뀔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삼성전자는 세계경제와 밀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세계 최대 시장(미국) 등이 어려워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어려움은 작년뿐만 아니라 지난 50년 역사에서 항상 있었는데 삼성은 그것을 극복하는 저력을 갖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전략으로 채워졌다. 올해 ‘CES 2019’에서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과 전격적인 AI 서비스 협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AI 최강자인 구글, 아마존 등과 손을 잡으면서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빅스비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부인했다.
그는 “빅스비에 대해 70~80% 오해 소지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많은 파트너와 동등한 관계에서 협력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정책은) 대등한 관계에서 에코시스템을 확대해나가 파트너들과 더 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사회는 승자독식 형태의 비즈니스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빅스비는 다른 협력사들과 협업을 하면서도 영향력을 키울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한 기업이 모두 잘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디바이스(기기ㆍ연간 5억대)를 생산해 전 세계에 파는 것으로, 그래서 (우리에게 유리한) 협력모델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빅스비의 현주소를 일부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지만 결론은 승산이 있다는 식으로 흘렀다. 김 사장은 “빅스비는 많이 성장했지만 사람 나이로 따지면 이제 5~6세 정도”라며 “갈길이 멀지만 현재 AI 음성인식에서 20세 이상인 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외부 업체와 협업이 어느 정도까지 진전됐는지에 대해서는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지털사업부 부사장이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이 부사장은 “삼성 애플 아마존 구글 등 4개 회사의 공통점은 기술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각기 잘하는 분야를 투자해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또 “AI가 핵심”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커넥티비티(연결성)나 5G(5세대 이동통신)의 근본이 AI에 있다”며 “8K TV의 화질엔진이나 마이크로 LED, 로봇 등도 AI가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TV사업이 정체기 아니냐는 질문에는 “TV사업에서 비합리적인 영업 활동이 많았는데 지난 2년간 라인업을 대폭 간소화했다”며 “(매출이)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프리미엄화와 대형화로 이익률은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13년째 세계 TV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태동기에 들어선 8K TV 시장에 대해서는 “올해 여러 8K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장 작은 55인치부터 65, 75, 82, 85, 98인치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오늘(7일)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8K 주도권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 사장은 “3년에 걸쳐 화질엔진 ‘퀀텀프로세서’를 개발했다”며 “다른 회사들도 샘플을 내놓고 있지만 상용화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은 삼성이 다양한 사이즈 8K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유일한 회사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만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TV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CES에서 프레임 TV이나 셰리프 TV를 업그레이드 해서 전시했지만 두 세달 안에 젊어지는 소비층, 도시화한 생활환경 등에 최적화한 제품을 미국 KBIS 가전쇼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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