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랑스)=이세진 기자] “여성도 과학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로레알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글로벌 화장품 그룹 로레알(L’Oreal)은 1998년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여성 과학자들을 선정, 지원하는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이룬 성과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착안한 이 상은 지난 20년간 100여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고 3000여명의 신진여성과학자를 지원했다.
2007년에는 로레알 재단(L‘Oreal Founation)을 설립하고 그룹 사회공헌 체계를 재정비했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끌리쉬에 위치한 로레알그룹 본사에서 알렉산드라 팔트(Alexandra Palt) 로레알 재단 수석부사장을 만났다. 팔트 부사장은 로레알그룹 최고기업책임담당관을 겸임하고 있다. 팔트 부사장은 “로레알에게 여성과 과학은 남다른 의미”라며 여성과학자상 제정, 운영의 ‘필연성’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들어 로레알 제품 소비자 중 남성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로레알 고객 대다수는 여성”이라며 “화장품 기업에게 여성은 고객이자 직원이다, 재단이 여성 권익 향상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레알 그룹의 과학에 대한 관심도 강조했다.
팔트 부사장은 “로레알이 과학에 큰 관심을 쏟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로레알은 굉장히 과학 중심적인 기업”이라며 “로레알로서는 여성 권익과 과학을 결합시키고 두 가지 모두를 증진하는 것이 필연적인 행보”라고 말했다.
매년 대륙별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여성과학자상의 선정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권위와 명성 면에서 ‘여성 과학자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하다. 우선 과학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핵심적으로 살펴본 뒤, 여성과학자들이 극복해야 했던 장애물이나 연구, 출판, 과학 분야에서 이룬 업적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까지 다각적인 평가를 거친다. 수상자는 10만 유로에 달하는 상금을 지원받고 수상자 커뮤니티에 속해 여성 과학자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글로벌 뷰티 공룡’이라고까지 불리는 로레알 그룹이 재단을 통해 사회공헌에 몰두하는 이유에 대해 팔트 부사장은 당연한 기업의 사회적 책무이자 기업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할 때에만 사회에서 인정받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기업에게는 평판도 중요한 요소이며,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 때문에)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조에서 로레알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해 핵심성과지표(KPI)를 적용하는 등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인정하고 있다. 팔트 부사장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여성과학자상이 이룬 성과에 대해 “(지난 20년간) 과학자 중 여성의 비율이 12% 증가했고 성별의 동등한 권리에 관한 이슈도 많이 알려지게 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그는 “전세계적으로 아직도 연구소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이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남성에게 쏠려 있다”면서 “이는 로레알의 목표 수준에 아직 못 미치는 수치이고 계속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lee@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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