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유럽 디바이스 개발·투자 러시 패션·의료·레저 등 산업 전방위 융합 6년후엔 전세계 전자부품 대다수 차지 맞춤 서비스 제공 등 지속적 노력 필수

웨어러블 산업의 시장 선점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2005년부터 국립과학재단, 에너지부 등이 연 1,300억 달러를 투자하며, 국가 주도로 직조 기술 및 정보, 바이오, 나노기술 등을 융합하여 군사 관련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미국 NASA는 직물적용이 가능한 저항 스위칭 메모리의 전자섬유 메모리를 구현했다.

유럽은 각국 정부의 지원 아래 섬유 관련 기업과 대학·연구기관과의 파트너십에 기반을 둔 산·학·관 공동연구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다기능 테크니컬 텍스타일을 개발하는 POLYTECT 프로젝트,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의복을 개발하는 ConTex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이다. 각각 660만, 230만 유로를 지원 받았다. 일본은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에 안전한 잠수복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민간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이키는 심박 수를 모니터링하고, 칼로리 소모량을 앱으로 전송할 수 있는 퓨엘밴드를 출시했고, 올 6월 구글은 총 13종의 ‘구글 글래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전문 출연연구소와 대학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손목시계형 차세대 PC 플랫폼, 레고블록 모듈의 입는 컴퓨터 등 웨어러블 퍼스널 스테이션을 개발했고, 신축성 있고 피부에 탈부착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Smart Skin Patch 시스템도 만들었다. 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전도성 나노 섬유 웹기반 전극과 센서를 이용한 생체 신호 측정모듈 기술을, KAIST는 접어도 안전하게 작동하며 태양열로도 충전이 가능한 신 개념 웨어러블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 전자 디바이스에서 사용되던 일반 전자 부품이 그대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도 적용되면서 인체와의 정합성은 크게 떨어지고 착용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웨어러블 기능의 필요성도 아직 부각되지 않은 상황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본질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요확산을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산업의 특징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웨어러블은 섬유·패션, 헬스와 건강, 의료, 스포츠, 레저, 제조·생산, 엔터테인먼트 등, 적용 가능 산업 분야가 다양하다. 특히 계층, 직업, 지역 등에 따라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출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산, 마케팅 방법 등에도 영향을 미쳐 대기업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1인 창업자, 중소기업가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

웨어러블 제품은 그 특성상 지속적인 데이터의 수집과 관리, 통보가 가능해야 하고, 개인의 감성과 차별화된 표현을 위해서라도 판매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웹과 앱을 이용한 시장에서 고객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참여형 클라우드를 적용한다면 시장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웨어러블 산업에서 기술개발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부품과 소재, 플랫폼, 기반 기술이 웨어러블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2020년쯤에는 전 세계 전자 부품의 수가 250~500억개로 예상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웨어러블 디바이스 부품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의 부품들은 제품의 특성상 인체에 적합하도록 안정성, 편리성, 실용성 등을 갖춰야 한다. 의류처럼 신축성이 있어야 하고, 사용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극·초전력 센서와 반도체가 개발돼야 한다. 유연하면서도 고밀도의 배터리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웨어러블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고 유출될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관련 보안 솔루션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플랫폼은 HW와 SW 모두 적용 가능해야 한다. HW 측면에서 다양한 의류, 액세서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플랫폼이어야 하고, 사용자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좋다. SW 플랫폼은 안드로이드 등과의 연동이 가능한 초경량 OS 플랫폼, 인식플랫폼 SW 개발이 요구된다. 기반 기술로는 자발적 사용자와 중간 공급자의 참여에 의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사용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활용도도 높일 수 있는 참여형 클라우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웨어러블의 기본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인프라들이 있다. 민간주도 개발은 물론 정부지원 또한 뒷받침 돼야 한다. ▲인력양성 ▲시험인증 ▲표준화 선도 ▲특허 주도 및 방어 지원 ▲법·제도 개선이 그것이다. 인력양성의 경우, 웨어러블에 특화된 부품 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과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임베디드 SW 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시험 인증의 경우는 신체에 부착하거나 이식하는 특수성을 가진 만큼 일반 디바이스보다 훨씬 강화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험인증 절차와 함께 ‘인체적합성 시험인증센터’ 건립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웨어러블 산업이 새로운 부품과 플랫폼을 개발하는 일인 만큼 특허를 주도하고 우리 기업들이 거대 해외 특허세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보호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존중에도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산업구조 개선도 필요하다. 웨어러블 산업은 스마트폰 산업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산업 구조를 가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중소·중견 기업은 부품과 솔루션의 단순 공급자이고, 대기업은 어셈블러 역할을 하는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가격 압박을 받게 되면 어셈블러는 이를 부품 공급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어셈블러만이 생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웨어러블 산업에서는 중소·중견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롱테일마켓인 버티컬마켓이 있다. 버티컬마켓은 1인 창업자와 스타트업 기업들도 활동할 수 있다. 기본적인 SW, HW 플랫폼만 가지고 나만의 개성을 찾는 고객을 상대로 소규모 기업가들이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웨어러블 롱테일마켓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마케팅에서도 기존의 스마트폰의 Me-Too전략(남이 가진 고급스런 제품을 나도 가져야하는 심리 이용 전략)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웨어러블은 성별, 나이, 직업, 취미 등 개인적 정보와 날씨 등 외부적인 정보 등을 파악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웨어러블 제품을 제안하고 이후 외부 정보를 지속적으로 서비스 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웨어러블 시장에서의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맞춤형 서비스에 맞는 ‘마이크로 타깃팅’ 마케팅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개방성을 이용한 소셜 마케팅 역시 주효하다. 수많은 개인 고객과 버티컬마켓 고객을 가진 웨어러블 시장은 집단 지성(인터넷을 통한 대중의 아이디어 활용 등)을 이용한 아이디어 수집과 인문학과의 융합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웹이나 앱을 이용한 참여형 클라우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디자인과 패션 아이디어가 모일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한상철 PD는 “미래 가치가 높은 웨어러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흥미 위주의 기기가 아닌 우리들의 일상 속의 하나로 그 자체가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의 보조 기기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는 독립되고 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한상철PD는 “웨어러블 산업의 각축전은 이미 시작됐으며 순간의 흥미 위주가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발전해 나가야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발 빠른 대응과 전략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