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러드경제=천예선 기자]최근 불거진 대리모 파문으로 태국 군사정부가 결국 상업적 대리모 금지법 초안을 승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태국 최고 군정 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상업적 대리모 금지 초안에 예비승인을 내렸다”며 “실질적으로 외국인 부모가 태국에서 대리모 출산을 위해 금전을 지불하는 행위가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조만간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에 제출될 예정이며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상업적 대리모 형사처벌=이번 법안은 상업적 대리모 출산에 관련된 이들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또 금전이 오가지 않는 비상업적 대리모 출산은 대리모 출산을 의뢰한 친부모가 대리 출산한 아기에 대해 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태국에서는 그동안 피를 나눈 친척 사이에 한해 대리모 출산을 허용할 뿐 금전이 오가는 상업적 대리 출산은 금지해왔다. 그러나 상업적 대리모 출산을 형사처벌할 법적 근간은 없었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최근의 대리모 파문은 태국을 상업적 대리모 출산의 ‘허브’로 오해하게 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최근 태국에서는 대리모에게서 태어난 다운증후군 장애아가 호주 친부모에 버림받은 사건과 방콕 아파트에서 일본인 남성이 생부로 보이는 대리모 출산 아이 9명이 발견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후계자? 탈세? 일본인 생부 의혹 증폭=특히 일본인 남성의 대리출산과 관련해서는 인신매매, 탈세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남성의 법률대리인은 자산을 물려줄 후계자가 필요했다고 해명했지만 태국 경찰은 탈세를 위해 아이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속받는 자식이 외국 국적일 경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남성의 법률대리인은 “그가 아이가 없고 거액의 자산을 물려줄 후계자를 원했다”며 “아이를 두는데 어려움이 있어 대리출산의 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국 경찰은 “젊은 남성이 정자를 제공하고 애정도 인연도 없는 채 다수의 아이를 만드는 것은 사회에 해가 될 수 있다”며 “경찰은 불법행위가 있으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사건은 오리무중=사건은 수사를 거듭할수록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5일 최초로 태국 경찰이 아파트를 수색했을 당시 집에 있던 일본인 여성(27)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로 밝혀졌다. 현지경찰은 이 여성과 일본인 남성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대리모를 구할 때도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았다”고 법률 대리인은 말했다. 아파트 인근 주민은 한 중년의 보모가 젊은 여성들에게 “대리모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을 거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수정난을 이식해 준 클리닉은 대리출산과 관련한 허가를 받지 않은 곳이어서 태국 보건당국은 이 클리닉을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대리모 여성들은 1인당 30만바트(약 965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방콕 중심부의 생식의학클리닉에서 수정란을 이식받고 임신 후에는 시내의 복수 병원을 옮겨다녔다.
아기들의 생모와 대리모는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은 “이 아기들의 생모가 다양한 국가 출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기 9명의 얼굴 생김새는 서로 매우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의 극치=일본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아동학대로 보고 있다. 데츠카야마대학의 사이무라 마리 교수(아동복지학)은 “대리출산으로 15명의 아이를 낳는 것은 전대미문”이라며 “아이를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과 같고, 이것은 학대로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그는 “대리모는 원래 자궁이 없는 여성들과 그 배우자가 의뢰하는 수단”이라며 “보모가 기계적으로 우유를 먹이거나 옷을 갈아입히거나 하는 것만으로 친자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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