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재정과 통화의 ‘정책 패키지’가 완성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후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자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정부의 경기대응 정책에 화답했다.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최경환 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은 지난 7월말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41조원이 넘는 재정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하기로 했다. 또 최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도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이른바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 세제’를 발표하며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했다.
내수 부양에 ‘올인’한 정부로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정책과 통화정책 공조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김철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금통위가 경제 전반의 사정을 두루 살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 동안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과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는데 정책을 초점을 맞췄다. 또 지난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여기에 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까지 곁들여지면 정책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금통위의 결정에 촉각을 기울였다.
최 부총리는 취임 이후 “기준금리는 금통위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정부와 한은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할 것”이라고 누차 피력했다. 최 부총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와 회동을 통해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경제 5단체장을 만나 투자를 독려하는 등 정책 조율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여기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금은 자칫하면 우리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을 겪을 수 있는 비상시기”라며 “금리인하와 관련해서 여러 논리를 세우는데, 이는 경제 불씨가 꺼지느냐 아니느냐의 문제”라고 말하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주열 총재도 “향후 성장 경로상의 상방ㆍ하방리스크를 평가해보면 현재로서는 하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명분 쌓기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실물 경기 지표 역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웠다. 지난 2분기 소비가 5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는 등 회복세가 더뎠고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낮은데다 7월 소비자, 제조업체 체감경기도 6월에 비해 모두 뒷걸음질쳤다.
이처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ㆍ세제ㆍ통화 정책 패키지가 완결된 모습을 갖춤에 따라 정부는 경기 회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준금리 결정이 정치적인 이유를 통해 결정되고 있고 만약 이 같은 정책 패키지를 통해서도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정부가 사실상 손쓸 방법은 사라지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이번 금통위에서는 실제 효과보다는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가 결정됐다”고 지적했다.
1기 경제팀이 가장 애를 먹었던 대(對)국회 입법 활동과 성과도 앞으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던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한 협조를 정치인 출신 부총리로서 얼마나 잘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서비스활성화 대책과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반발을 조율하는 일도 새 경제팀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