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내 ‘민간전문TF’ 일방 발표에 금융위 “안될게 더 많을텐데” 불만 TF위원장 “이참에 감독체계개편을” 이달말 양측 협의...靑ㆍ국회에 ‘키’
[헤럴드경제=홍성원ㆍ문영규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 내부통제 혁신안의 법제화를 위해 금융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을 만나 협의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정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등의 개정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가 혁신안을 법에 담는 데 신중한 걸로 알려지자 윤 원장이 직접 나설 뜻을 밝힌 것이다. 결국 ’조정자‘ 역할을 할 청와대와, 실행자 역할을 할 국회가 혁신안 현실화의 ‘열쇠’를 쥔 것으로 보인다.
26일 윤석헌 원장은 기자와 만나 “현재 내부통제는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가 굉장히 많이 뒤쳐져 있다. 혁신을 위한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 자문기구인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이사회ㆍ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 명확화, 준법감시인의 지위ㆍ권한 보장을 핵심으로 하는 안을 지난 19일 내놓았다. 금융전문가ㆍ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TF가 4개월간 업계 의견을 두루 청취한 결과다. 혁신안의 절반은 현직 금융사 준법감시인의 제안이어서 시장의견을 반영했다는 판단이다.
금융위 시각에선 미정(未定)인 사안이 많은데 확정된 걸로 알려져 일부 핵심 관계자들이 마뜩찮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금융위는 금감원 내 각종 TF 현황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윤석헌 원장은 “이미 금감원과 금융위 실무자 간엔 사전협의가 이뤄진 걸로 알고 있으나, 추가적으로 만나 협의를 더 할 것”이라며 “최종구 위원장과도 따로 협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말 금융위와 내부통제 혁신안 이행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협의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혁신안 마련 주체의 적합성ㆍ현실화 가능성 등 충돌할 지점이 적지 않다는 게 외부의 시각이다.
김태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혁신안 중) 실현되지 않을 게 많을텐데 TF는 될 것처럼 얘기했다”며 “사전에 조율을 하는 게 낫지 (안을) 툭 던져놓고 금융위랑 하겠다고 하면 정책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통제TF 위원장을 맡았던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금융위가 해야 할 일을 도와주는 혁신안이 나왔으면 내부통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서는 게 정답인데, 그렇지 않은 건 금융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금감원이 검사업무를 하면서 제도개혁을 하려면 감독규정에 반영해야 하는데, 개정 권한이 없으니 금융위가 ‘월권’이라고 거절한다”며 “이번 기회에 금융감독체계 개편 특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고 금융위와 금감원을 배제한 채 이상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하려는 노력은 금융위보다 금감원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며, 금융위가 '모든 것을 다 챙기겠다'라는 식은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