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자치정부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는 이슬람 반군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미군이 제공한 공습의 규모 등이 워낙 제한적이고, 소극적이어서 이슬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의 기세를 꺾고, 전세 반전을 꾀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공습이 오히려 이슬람 반군의 결속과 모병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이라크 내전 사태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美 공습 힘입어 반군 기세 주춤=쿠르드 페쉬메르가는 10일(현지시간) 게위르(Gwer), 마크무르(Makhmur)등 이라크 북부 두 개 마을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쿠르드 정부관료의 말을 인용, 지난 8일 미 항공기의 첫 공습이 시작된 마크무르 포위가 막바지에 다다랐으며 이날 오전엔 게위르를 탈환했다고 전했다. 이라크군과 페쉬메르가는 미군의 공습에 힘입어 전열을 정비해 IS에 대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미군 항공기가 아르빌(쿠르드자치정부 수도)로 근접하고 있는 쿠르드군에 사격을 가하고 있는 IS의 무장 트럭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아르빌 인근 쿠르드 전력 보호를 위해 전투기, 무인항공기(드론) 등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사령부는 5시간동안 지속된 공습으로 트럭 및 박격포 진지를 궤멸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NYT는 공습 이후 3대의 차량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과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한편,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은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테러단체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테러국가와 싸우고 있다”며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페쉬메르가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들”이라고 강조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그러면서 “테러조직을 무찌를 수 있도록 필요한 무기 지원 등 우방국들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소극적 공습, ‘게임체인저’ 못될 것=미 항공전력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IS의 진군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수세적이고 소극적인 공습이 효과적이지 못하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공습이 전선에 제한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까닭에 IS를 후퇴시키는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IS의 선전전략에 이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이언 크로커 전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는 FT에 “F-18, 드론 몇 대에서 떨어뜨리는 500파운드짜리 폭탄 몇 발 가지고는 IS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최초 이틀 동안 진행한 공습은 네 차례에 불과했다. 1차 공습에는 F-18 전투기 두 대만 출격했으며 2차 공습에서도 F-18전투기 편대와 드론을 포함해 네 대만 출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FT는 IS는 공격목표를 수시로 전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이를 막기도 힘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더불어 아르빌 공격시도를 중단하고 쿠르드가 점령한 키르쿠크로 방향을 틀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페쉬메르가와 함께 전선을 시찰한 쿠르드 정치평론가 압둘라 하웨즈는 “실제로 몇몇 전선에서는 IS의 진군과 공격 능력이 약화되지 않았다”며 “IS가 증원군을 받고 있고 상당수가 죽긴 했으나 아직 약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군은 모술 인근 IS가 점거하고 있는 건물이나 무기저장시설, 지휘소 등에 대한 타격에는 실패했다.

미국의 공습이 IS의 오히려 모병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슬림 젊은이들에게 미 제국주의와 싸울 동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 IS 지지자는 트위터에 “미국인들은 피가 흘러 강이 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블라디미르 반 윌겐버그 제임스타운재단 애널리스트는 “만약 미국이 더 개입하려 할 경우 IS는 정치선전 메시지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정치 통합 난망, 사태 장기화 우려=IS의 공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이라크 정치권은 아직도 갈등으로 반목하고 있다.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수니파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시아파 사이에서도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말리키 총리는 10일 TV연설을 통해 총리직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함께 파우드 마숨 신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적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는 마숨이 다수당에서 총리를 임명해야 하나 시한을 넘겨 정치적 목적 때문에 헌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녁 말리키 총리를 지지하는 시아파 민병대 무장세력은 바그다드 시내를 돌며 순찰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파 및 종파를 초월한 정부구성을 요구하는 미국은 마숨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렛 맥거크 국무부 이란ㆍ이라크 담당 차관보는 “파우드 마숨 이라크 대통령을 헌법의 수호자, 국가적 합의를 이끌어낼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쿠르드 수반,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달라=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은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테러단체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테러국가와 싸우고 있다”며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페쉬메르가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들”이라고 강조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그러면서 “테러조직을 무찌를 수 있도록 필요한 무기 지원 등 우방국들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파비우스 장관은 장비 지원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영국은 육군공수특전단(SAS)과 해병특전대(SBS) 소속 특수부대를 파견한 데 이어 긴급 구호품 지원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영국 브라이즈 노턴 기지를 출발한 공군 C-130 수송기 두 대가 신자르산에 고립된 야지디족을 지원하기 위해 1200개 식수 컨테이너와 240개 태양전지 랜턴, 휴대전화 등을 투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영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자문단’의 추가파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미 대사관 직원들의 철수 움직임도 예상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라크 내 테러 및 납치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제한된 인원’만 근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사관 직원들은 요르단 수도 암만이나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 등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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