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이후 매달 최대치 경신…유입 속도 가속화 -“유동성 넘쳐나는데 투자할 곳 없어” -“펀더멘털 양호하지만…국내ㆍ외 막론 ‘고평가’ 주의”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미ㆍ중 무역분쟁과 터키 등 신흥국 경제 위기가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부동산펀드로 쏠리고 있다. 주식형 및 채권형펀드와 비교해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 구미를 당기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요 투자자산인 오피스 빌딩의 자산가치가 국ㆍ내외를 막론하고 고평가 되고 있어 신규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부동산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69조9762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2015년 9월 이후 매달 최대치를 새로 쓰고 있는데, 지난달 자금유입 규모는 2조721억원으로 올해 월간 기준 최대 규모였다. 부동산 펀드란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통해 모집한 자금을 빌딩ㆍ호텔, 유통ㆍ물류 시설 등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매 차익 등으로 거둔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자금유입의 속도는 점점 더 가팔라지고 있다. 과거 부동산펀드 전체 설정액이 20조원 규모에서 30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년 10개월(2013년 3월~2015년 1월)이었다. 그러나 40조원에서 60조원으로 2배 많은 규모가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6개월(2016년 7월~2018년 1월)에 불과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달 중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10조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데 걸린 시간은 8개월로 단축된다.

부동산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하는 것은 시중 유동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주식, 채권 등 부동산 외 투자 후보군에 대한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경기 둔화 전망과 함께 위축되고 있고, 채권시장은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애매한 국내 경제 상황 탓에 투자자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풍부한 유동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다 결국 부동산으로 향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국내 주식형(-6.9%, 이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해외 주식형(-2.6%) 등이 모두 손실을 내고 있는 반면 국내 부동산(5.7%), 해외 부동산(3.7%) 모두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어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펀드의 주요 투자자산이 고평가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도심권, 강남권, 여의도권 모두 최근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오피스 부동산의 자본환원율(cap rateㆍ자산가치 대비 임대료 비율)은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김형근 연구원은 “자본환원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빌딩 가격이 고평가 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공유 오피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한편, 대규모 신축 오피스 빌딩의 공급은 지속될 전망이어서 임대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부동산펀드의 상황도 긍정적이지많은 않다. 미국 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부동산투자회사(REITsㆍ리츠) 업종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공실률은 20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자본환원율이 지난 2007년의 저점을 밑도는 등 ‘고평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ㆍ리츠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기 위해서는 금리 하락이 필요한데, 시장 금리가 현 수준에서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