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윤종원 경제수석 “정부와 기업 관계, 건강해야” - “文 대통령, 기업들 만나서 애로 들으라 강조” - “공정한 경쟁 틀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청와대 윤종원 경제수석은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 설정이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가 기업을 쥐어짜고, 기업이 마지못해 청와대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은밀한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윤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하는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과 일맥 상통한다.
윤 수석은 6일 오전 청와대 연풍문 2층 회의실에서 헤럴드경제 등 경제지와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정부와 기업 간에 건강한 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 활동에 대해 정부가 기업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시작했다”며 “기업들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들어가서 압력을 넣는다든지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제가 (청와대에) 들어와서 확인을 한 달 반동안 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지난 6월 말 임명됐고, 이날부로 약 5주가량 청와대에서 지냈다. 이날 인터뷰는 약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윤 수석은 “앞으로 (기업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것이고 국민경제 또는 투자에 애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며 “다만 과거에 했던 것처럼 정부가 무엇을 하니까 기업이 무엇을 행하는 이런 식의 관계는 건강한 관계가 아니다”며 “기업이 겪고 있는 불편이 있다고 해서 정부가 그것을 (고리삼아) 저희가 기업한테 무엇인가를 해달라는 관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윤 수석이 길게 얘기 한 것은 ‘일자리 대통령’을 모토로 한 문재인 정부가 최근 대기업과의 관계 개선 또는 관계 재설정에 나서면서, 현재 청와대가 대기업에 ‘사람을 많이 뽑아 일자리를 늘리라’는 일종의 압박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일 일부 언론은 청와대 측이 기획재정부 측에 ‘구걸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윤 수석은 ‘구걸 발언’과 관련해서 “저도 구걸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났다. 김동연 부총리가 기업에 투자를 많이 촉진하기 위해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했는데, 그것을 구걸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너무 노력을 폄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정부관계자의 방문과 투자발표가 동시에 되는 것과 관련해서 “기업들이 먼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경제부총리가 가서 격려해주는 것이 좋은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또 “기업이 기업 활동을 하다보면 고용이나 세금 면에서 국가경제에 기여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국가 사회에 기여를 한다고 해서 기업의 경영상 자유가 무한정 용인될수는 없다”며 “기업이 활동하다 보면 환경이나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정부가 이를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 (정부와 기업이) 좀더 건강한 관계가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인터뷰 중 ‘공정’이란 단어를 유달리 자주 사용했다. 윤 수석은 기업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투자는 기업이 하는 것이다. 대신 (국가는) 공정하게 기업들이 경쟁해서 새 사업에 도전하고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옛날처럼 특정 부문을 지정해서 투자하라고 독려하고 세제 지원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생태계를 잘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별 기업들이 애로를 느끼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도 ‘기업들을 가서 만나고 들어보고 필요하다면 풀어주도록 하라’고 지시한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공정경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진도를 내고 있다. 저는 공정한 경쟁의 틀 만들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전에 ‘엘리트 체육’보다는 ‘생활 체육’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었는데 누가 잘한다고 그 사람에게 (자원을) 몰아주고 지원하는 것은 더이상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수준급 테니스 실력을 가진 윤 수석은 관련 사례로 테니스 사례를 들었다. 그는 “프랑스가 지난해에 데이비스 컵 국가대항전에서 우승을 했다. 프랑스는 몇년 전만 해도 10위권 이내에 드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테니스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저변을 늘렸더니 우승이란 쾌거로 돌아왔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노아 감독이 이끈 프랑스팀은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정상에 16년만에 올랐다.
윤 수석은 테니스 설명에 이어 “경제 산업정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에는 생활밀착형, 지역밀착형 투자를 인프라를 늘리려고 한다. 생활SOC를 많이 늘려야 한다”며 “그런 것들이 새로운 투자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이 정부의 기조라고 하면 전체적으로 수요 측면과 공급 쪽에서 같이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수요 쪽에서 LTV, DTI를 조정했고,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를 강화했다”며 “공급도 신혼희망주택 등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런 것들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 현재로서는 그 동안 해왔던 틀로 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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