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삼성ㆍ텐센트ㆍTSMC 등 亞 대형기술주 흔들” 한국 홍콩 대만 시총 1위사 합산 9240억 달러로 하락 美中, 삼성 매출액 40% 차지…“무역전쟁서 중립적 행보”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팡’(FANGㆍ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최근 주가 하락처럼 아시아의 FANG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텐센트, TSMC이 휘청거리면서 각 나라 증시까지 흔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체 매출액 중 미국과 중국이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미ㆍ중 무역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중립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아시아의 한국(코스피ㆍ코스닥지수) 홍콩(항셍지수), 대만(가권지수)를 각각 장악한 거대 기술기업들이 작년 각 증시의 강세를 이끈 것과 달리 올해는 일부 투자자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이 언급한 기술기업은 삼성전자와 텐센트, TSMC로, 각 한국과 홍콩,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들이다.
시장 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기술주 셀오프(Selloffㆍ대규모 매도세) 영향으로, 이들 세 기업의 합산 시총 규모는 지난 1월 1조1000억 달러(약 1240조원)에서 최근 약 9240억 달러(약 1040조원)로 떨어졌다.
삼성의 시총은 약 3000억 달러(약 340조원)로 코스피 시총 2위부터 상위 11개 상장사의 시총을 합한 것보다 큰 액수다. 삼성은 올해 주가가 10% 하락해 코스피를 7% 이상 떨어트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WSJ은 전했다.
홍콩 항셍지수에 상장된 텐센트 시총은 4240억 달러로 2위인 중국공상은행보다 50% 많다. 그러나 텐센트의 주가는 1월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약 14% 하락하며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WSJ은 하나의 거대 기업의 주가 하락이 증시 전체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분석했다. BNP파리바의 홍콩ㆍ중국 주식 책임자 캐롤린 유 마우러는 “가장 큰 이익을 내는 기업이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만약 이 기업들이 기대만큼 결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WSJ은 한국과 홍콩, 대만 증시가 하나의 거대 기술기업에 좌지우지되는 것과 달리 미국 증시는 거대 기술기업의 영향에 따른 변동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알파벳)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텐센트, TSMC와 미국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합쳐, 아시아 기술 5개사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의 19%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적은 비율이다.
WSJ 특히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미ㆍ중 무역전쟁의 십자포화 속에서 길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삼성전자를 ‘불편한 위치’에 놓이게 하고 있다며 미중간의 십자포화에 사로잡히지 않고 양국관계를 관리해나가는 것이 삼성전자가 직면한 도전이라고 WSJ은 전했다.
삼성은 미국과 중국 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미국에 가전과 반도체 생산 공장 투자를 포함해 총 100억 달러를 투자했고, 중국에는 총 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WSJ은 삼성전자가 생산 공장을 전 세계로 다변화해 미국의 새로운 관세부과에 따른 전반적인 충격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반도체가 들어간 중국산 제품이 미국의 관세표적이 되면 삼성전자 역시 큰 타격을 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