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남북관계 간섭말고 북미성명 이행 성의보여야” -美 “北, 핵ㆍ미사일 개발 지속하고 있어” -靑, 이르면 이달말 3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비핵화와 체제보장 이행순서를 둘러싼 북미간 기싸움이 고조되면서 미국이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으로 회귀하고 있다. 북미 교착상태가 남북협력사업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우리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국면전환을 모색할 전망이다.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우리의 (협상) 우선순위는 북한의 비핵화”라며 “핵심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비핵화를 이행하도록 한다는 데에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지난 3~4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체제보장 조치 없이 비핵화에 나설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문이 공개된 후 나왔다. ‘선(先) 체제보장 후(後) 비핵화’의 틀에서 행동대행동 원칙을 강조한 북한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6ㆍ12 북미정상회담 후 1개월 반 만에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압박’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ARF 계기 참가국 외교장관들에게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신규 대북제재안을 발표했다. 제재대상에는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과 연관된 ‘유령회사’ 2곳과 북한인 1명이 추가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압박’ 카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신고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북미협상에 정통한 워싱턴 소식통은 본지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먼저 이뤄지지 않는 한 종전선언 등 체제보장 조치에 대해 긍정적 입장도, 부정적 입장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신고 등 실질적 비핵화를 위한 초기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대화의 판은 깨지 않되, 대북압박 기조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내에서 ‘의혹’ 수준에 머물렀던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움직임은 유엔 안보리 산하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통해 국제이슈로 떠올랐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영변 핵 단지에서 여전히 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원자로도 계속 가동 중”이라고 명시했다. 올해 89건의 석유제품 환적 사례에 40척의 선박, 130개 기업이 연루됐다는 점도 밝혀지면서 북한산 석탄 국내반입 의혹을 받는 남동발전 등에 대한 제재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제재는 트럼프 행정부의 레버리지”라며 “북한의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선언 등 체제보장에 대한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실무대화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정상외교’를 국면전환의 열쇠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보다 ‘급’이 높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고위급 회담보다 진전된 성과를 보기는 어려웠다”며 대화‘급’의 한계를 지적했다. 난관에 봉착한 실무협상을 정상간 ‘톱다운 방식’으로 타개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실제 북미 교착상태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친서를 교환하며 북미정상 간 형성된 ‘신뢰’를 재확인했다. 따라서 정부는 이르면 이달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대화모멘텀을 강화한 뒤, 유엔총회를 계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유엔 총회가 있기 전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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