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컨트롤타워와 국내 1위 기업 총수 ‘첫 만남’ - 文대통령 투자ㆍ고용 주문받은 만큼 기업역할 최선 - ‘구걸논란’에 투자ㆍ고용 발표 무산…적절시점 고심 - 반도체 투자외 디스플레이 아산공장 증설도 촉각 - 사회공헌은 취준생에 SW교육 등 고용과 접목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경제주체로서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경기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당초 삼성은 김 부총리의 다섯번째 대기업과의 현장소통 간담회로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 대대적인 투자ㆍ고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불거진 ‘대기업 구걸’ 논란으로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삼성 측은 지난달 초 인도 스마트폰 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는 주문을 받고 올해 투자 및 고용 계획에 대규모 추가 방안을 마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김 부총리는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라인 등 공장시설을 둘러본 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오찬을 함께 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윤부근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사장,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사장)은 물론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ㆍ모바일(IM) 부문 사장, 노희찬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민간과 정부 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청년 일자리 창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ㆍ육성, 상생협력 강화방안 등에 대한 격의없는 논의가 진행됐다.
다만 지난 3일 불거진 청와대와 기재부 간 ‘대기업 구걸 논란’을 둘러싼 불협화음을 감안해 투자와 고용 계획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시차를 두고 적절한 시기를 잡아 100조원 규모의 투자ㆍ고용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니라 진정성있고 지속가능한 투자와 고용 계획을 수립하고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준비해온 만큼 발표시기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갑작스런 ‘대기업 구걸’ 논란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국내 1위 기업과 정부의 뒤늦은 만남으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구걸논란으로 또 다시 (삼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며 “기업 본연의 투자행위가 유독 삼성에만 정치적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행사는 김 부총리가 다양한 경제주체와의 소통강화 차원에서 시작한 기업 현장방문의 일환이다.
작년 12월 LG를 시작으로 현대차, SK, 신세계를 방문했다. 이들 기업은 김 부총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은 국정논란에 연루됐던 재계 1위 삼성전자와의 뒤늦은 만남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조만간 발표될 삼성의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은 혁신 DNA를 강점으로 신성장동력 투자와 중소기업 상생, 청년고용 등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집행한 총 설비투자액 16조6000억원 가운데서 반도체(13조3000억원)와 디스플레이(1조9000억원)에 투입된 비용만 15조2000억원으로 압도적이었다.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 건설비용 30조원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의 충남 아산 A5공장 증설이 투자 계획에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1조원 투자를 통해 아산공장 2단지 부지 기반공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회사 측은 해당 부지에 건물을 올리고 설비투자를 할지는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집중 개발 중인 접는 스마트폰용 패널과 올레드 패널을 적기에 생산해 공급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설투자가 필수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생산라인 1개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7조~8조원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라인을 설치할 경우 설비투자액은 수십조원 대로 늘어난다.
고용은 하반기 공채 규모를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력사와 일자리 생태계 창출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사회공헌도 고용과 접목될 가능성 크다.
삼성 내부에서는 취업준비생에 코딩과 같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혁신성장에 기여하면서도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중학생에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드림클래스’ 등 교육사업에 관심이 많아 향후 ‘청년교육’에도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소외계층의 디지털 접근성 향상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에 주력해온 만큼 청년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면 4차 산업혁명 활성화와 청년실업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