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동성 긴축과 미ㆍ중 무역갈등 등으로 국내 증시가 다시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초 고점 이후 내리막 일변도인 국내 주식과 달리, 미국 나스닥 지수는 이달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아직 여력이 남아있다는 판단에서다. 올들어 해외 주식을 사들인 규모가 이미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전체의 85%를 웃도는 만큼, 올해는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18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직접 매수 규모는 103억1334만달러(약 11조655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수규모(55억1056만달러)보다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지난 상반기까지의 매수 규모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연간 매수금액(63억7434만달러)보다도 이미 62%가량 많다.
올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미국이었다. 현재까지 해외를 향한 103억달러 중 60%를 웃도는 466억1996달러(약 7조4632억원)가 미국에 쏠렸다.
종목별로는 상반기까지 미국의 대표적 기술주인 아마존(나스닥 상장)을 약 6억65000만달러 상당 사들였고,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3억8406만달러), 나스닥에 상장된 엔비디아(2억1857만달러)를 향한 자금도 상당했다.
최근 미국 시장을 주도한 ‘팡(FAANNG)’ 주식 붐에 국내 투자자들도 올라탄 셈이다. 팡이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엔비디아, 구글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다. 미국 외에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지주회사(3억6579만달러)와 차이나 AMC CSI300 ETF(2억7972만달러)로 많은 자금이 투자됐다.
전문가들은 해외주식을 찾는 국내 투자자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글로벌 유동성 긴축이 본격화하자, 아직 경기회복세가 더뎌 통화정책 정상화가 어려운 한국의 투자 매력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국내 상장사 이익 성장률이 10% 초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50%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도 해외 투자 유행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주식과 관련한 보고서 발간량을 늘리고 있으며, 특히 KB증권의 경우 지난달부터 G2(미국ㆍ중국) 지역 주식에 주목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