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미국과 중국 양국의 무역전쟁이 원화 환율 불안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불안은 수입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국면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1060원대에서 최근 1120원까지 뛰었다. 미ㆍ중간의 무역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면서 위안화와 상당 부분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가치도 떨어졌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요인까지 겹치며 원화가 강세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같은 원화 강세는 한국경제를 버티고 있는 수출에 직격탄이 되는 것은 물론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 당장 수입물가 상승이 심상치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5월 수입물가는 87.09(2010=100ㆍ원화 기준)로 전월보다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부터 5개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환율까지 오른 여파로 분석된다.

수입물가는 통상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보면 채소류 등 농축산물은 출하량 증가로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불안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물가 상승압박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올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잇달아 금리를 인상하며 한은도 금리 인상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잇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되며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져 내수시장에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 금융부채 가구의 연평균 이자가 94만1000원 올라간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경기가 눈에 띄는 호조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도 물가 상승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스테그플레이션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환율불안까지 겹치며 공급측면의 요인에 따라 물가상승압박을 받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해 구매력이 떨어지고, 소비심리가 위축되 내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최근 각종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3%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으며 경기 하락 가능성은 우려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양상이다.

이같은 G2발 환율 불안에 정부는 다급하게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어 최근의 미중 통상분쟁과 글로벌 금융시장, 국제유가 등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ㆍ확산될 경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며 합동점검반 등을 통해 기관간 정보공유를 강화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해 필요시 적기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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