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대비… 품질 고급화ㆍ시장 다변화 전략 절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G2(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에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367억달러(41조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상시 전쟁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전방위적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중이 전면전에 돌입하고 EU가 가세해 미국, 중국 EU의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우리 수출이 367억달러(약 40조9500억원ㆍ6.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현대경제연구원도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282억6000만달러(약 31조5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는 2017년 대중 수출 규모의 19.9%에 달한다.
예산정책처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조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수입규제로 인해 철강ㆍ세탁기ㆍ태양광전지 산업에서 생기는 수출손실액이 24억7000만달러(2조6478억원), 취업유발손실 합계는 1만5993명(해외 포함)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의 자국 수입 쿼터를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2017년 기준 74% 수준)로 설정함에 따라 2018∼2022년 5년간 12억4000만달러(1조3336억원)의 수출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태양광전지 수입규제의 파급효과는 수출손실액이 4억7000만달러(5056억원), 취업유발손실 1309명, 생산유발손실 1조1072억원, 부가가치유발손실은 3463억원으로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미중이 340억달러에 이어 예고한 대로 16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대미 수출이 총 3억3000만달러(약 37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미 수출 감소는 6000만달러로 2017년 대미 수출의 0.09%, 대중 수출 감소는 2억7000만달러로 2017년 대중 수출의 0.19% 수준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중이 무역분쟁 강도를 높이고 여기에 EU 등 다른 주요 시장까지 가세하는 상황을 가장 걱정한다. 미중 수출길이 막힌 제품이 EU 등 다른 나라로 흘러들어 가면 결국 이들 국가도 무역장벽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철강 관세 이후 EU와 터키가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한 게 한 사례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걱정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미중이 서로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물러설 여지를 두지 않아 무역분쟁이 이 상태로 끝나지 않고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은 품질 고급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는 통상분쟁이 전세계적 보호무역 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요국들과 공동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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