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들, 소비자 판매가 보다 비싼 편의점 원가에 불만 -이마트24 “유통구조 차이 따른것…PB 갖춰 문제 해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이마트 노브랜드 상품을 상당수 판매하는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이마트24’가 중복 상품의 가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상품의 경우 노브랜드 전문점의 소비자 판매가보다 편의점주들이 구입하는 원가가 더 비싼 경우가 있어 점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노브랜드 일부 상품의 경우 이마트24 점주들이 발주 시스템에서 사들이는 원가가 노브랜드 전문점의 소비자 판매가보다 더 비싸다. 일례로 노브랜드 ‘라면 한그릇’(5개입)은 노브랜드 매장에서 1980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이마트24 입고 원가는 2250원(소비자 판매가 3000원) 수준이다. 이에 점주들은 “노브랜드에서 사다가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브랜드가 마진을 최소화해 일부 상품을 파격가에 내놓을 때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비교적 대규모인 전문점과 상품을 소량 취급하는 편의점의 경우 유통구조상 판매가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판매 채널에 따라 소비자 판매가는 차이날 수 있으나, 편의점 입고 원가가 전문점 판매가보다 비싸게 형성된 것은 점주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이마트24 점주는 “노브랜드 매장을 가끔 가보는데 우리 원가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보면 허탈하다”며 “5분 거리에 노브랜드가 있는데 할 수만 있으면 거기서 사다가 팔고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마트24는 판매 채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한다. 편의점이 소량 유통 등 고비용 구조다보니 다른 채널에 비해 입고 원가도 비싸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마트24 상권과 겹치는 노브랜드 매장이 늘고있는 상황에서 두 점포의 상품이 상당수 중복된다는 데 있다. 현재 이마트24에 들어와있는 노브랜드 상품은 대용량 제품이 많아 1~2인가구가 주 타깃인 편의점 업태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아직은 상품기획(MD) 경쟁력이 부족하다보니 그룹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지만 노브랜드 상품을 점차 줄여나가고 편의점 업태에 맞는 자체 상품(PB)을 개발하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노브랜드 상품을 대체할 PB 라인업을 갖추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중복 상품으로 인한 가격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마트24가 점포 확장에만 속도를 내고 있을 뿐 운영 전략이 부재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맞물려 주요 편의점의 올 상반기(1~6월) 순증 규모가 지난해 900~1000개에서 300여개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이마트24 만이 공격적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중 3000호점 돌파한 데 이어 6월 말 기준으로 누적 3236점을 기록했다. 매달 100여개씩 순증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단순히 소용량 제조해 포장지만 교체하는 식으로 PB 상품을 만들어서는 승산이 없다”며 “매장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점주들이 낮은 매익률(마진) 등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편의점 업태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