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약세 2회연속 중간배당 34개 종목 6월 주가 하락률 4.7% 달해

여름 보너스’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던 주식들이 최근 이어지는 약세장에 속절 없이 무너졌다. 증시가 흔들릴 때에도 투자자들에게 ‘안전 마진’을 안겨 온 중간배당주(株)는 그동안 일종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주목 받았으나, 미국의 ‘나홀로’ 금리인상과 미ㆍ중 무역갈등이 흔들어놓은 증시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주식의 상당수가 최근과 같은 경기회복 국면 후기에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경기민감주’인 만큼, 전문가들은 배당 요소 외에도 영업이익 증가 추세나 업종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2회 이상 연속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 34개 기업의 5월 말~6월 27일 기간 평균 주가등락률은 -4.7%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4.0%), KRX300(-3.6%), 코스피200(-3.5%) 등 국내 대표지수 수익률보다 저조한 성과다.

이들 종목 중에는 올해 분기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기업들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과거 배당성향에 따라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중간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은 배당 기준일 이틀 전인 6월 27일까지 해당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번 경우 중간배당에 대한 수요가 주가의 버팀목이 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6월 주당 300억원을 중간배당한 그린케미칼은 올해 같은 금액을 중간배당할 경우 배당수익률(배당금을 현재주가로 나눈 값)이 6%를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이달 들어 27일까지 주가 수익률은 -4.5%에 그쳤다. 최근 6회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배당 모범생’ 삼성전자, 포스코, KCC, 하나투어 등도 줄줄이 시장 성과를 밑돌았다.

중간배당주 투자자들은 28일 배당락(배당 기준일이 지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인한 주가 하락까지 맞닥뜨리며 두 번 울었다. 연속 중간배당 실시 기업 34곳의 28일 평균 주가 수익률은 -2.0%으로, 이날 코스피 및 코스닥 등락률보다도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효성오앤비(-8.2%), 그린케미칼(-7.6%), 까뮤이앤시(-7.5%), 청담러닝(-6.1%) 등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배당 기대감보다는 최근과 같은 경기 회복기 끝물에도 주가 하락 압력을 버텨낼 만 한 체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들만 한 데 모아 추종하는 배당지수를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 그 안에서도 주당순이익(EPS)가 증가하고 있는 ‘배당 성장주’로 시야를 좁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SK증권이 국내 대표 배당지수인 ‘KRX 고배당50’, ‘코스피 고배당50’, ‘코스피 배당성장50’ 등 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지수는 금융과 소재 업종에 50% 이상 편중돼 있으며, 경기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내는 유틸리티, 통신, 필수소비재의 비중 합계는 10% 미만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경기사이클 수축기에는 경기 민감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배당수익이라는 안전마진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으로 인해 지수 전체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배당주들의 영업이익 전망도 어둡다. 3대 배당지수 포함 종목들에 대한 영업이익 추정치가 변화하는 추이를 분석하면, 올해 형성된 기대감은 지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5~2017년에는 당해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접어들며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지만, 올해의 경우 줄곧 기대감이 낮아지는 추세다.

하 연구원은 “이익 전망치가 개선되지 않는 한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며 “결국 배당지수의 반등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 수축기에 강한 ‘미국 배당지수’의 업종 구성을 모방해 경기방어 업종 종목들은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가장 현실적인 투자 방법이 될 수 있을 것”라고 덧붙였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