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10여차례의 실무회담 끝 마주 앉아 10여초 악수와 덕담으로 역사적 회담 개막 트럼프 “진짜 합의 이뤄질지 곧 알게 될 것” 폼페이오, 회담장 들어가며 “준비 완료됐다” “CVID, V가 핵심”…검증·폐기 중요성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지구상 마지막 남아있는 ‘냉전의 유물’인 한반도 상황을 종결짓기 위해서다. 두 정상은 약 10여초가량 악수를 했고, 단독회담에 앞서 상대를 추켜세우는 덕담을 건네기도 하며 역사적 회담에 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회담후 “매우매우 좋았다. 훌륭한 관계다. 김정은 위원장과 큰 문제, 큰 딜레마를 해결할 것이다”라고 했다.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서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시간은 약 12초 가량이다. 두 정상의 배경에는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걸렸고 두 정상은 그 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회담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회담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AP연합뉴스]

두 정상 가운데 말을 먼저 꺼낸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은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다. 무한한 영광이다.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다. 북한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길은 아니었다. 우리의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것으로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는데, 이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바라보면서 왼손 엄지를 들어 보이며 “그것이 진실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은 이날 오전 9시 숙소를 떠나 북미회담장인 카펠라 호텔로 향했고 9시 13분께 회담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9시 12분께 숙소에서 나와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카펠라 회담장에 먼저 도착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차량 내에서 문서를 읽은 듯 하차할 때 오른손에 안경을 들고 내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긴장된 표정으로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차에서내렸다. 두 정상이 숙소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동선에는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회담 사전 분위기는 어느때보다 긍정적이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진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회담 시작을 불과 3시간여 앞둔 시점에서다. 그는 또 “양측 참모들과 대표단 사이의 회담은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에는 중요하지 않다”고도 남겼다. 실무진 회담에서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5%’에 대해선 양측 정상의 결단으로 마무리 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전화통화를 했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최근의 진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미 양측이 판문점에서부터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실시한 실무회담은 줄잡아 10차례를 넘는다.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양측 대표로 참가한 실무회담은 북미회담 전날인 지난 11일에도 심야까지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선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한 만남이한 해석과 최종 합의문에 담길 문구를 무엇으로 쓸지 여부 등에 대해 조율한 것이란 관측 등이 제기됐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에 들어가기 직전 기자들에게 “준비는 완료됐다”고 말하면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착수한다면 이전과는 다르고 전례 없는(different and unique)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백악관 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말한 바 있다.

북미회담의 성패를 가늠짓는 관전포인트는 ‘통큰 빅딜’의 범위와 폭, 그리고 시간이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체제보장’과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어떤 형식으로 맞바꿔질 지다. 전날 폼페이오 장관은 ‘V가 핵심(V matters)’이라는 발언은 현재까지 개발된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어떻게 검증해(Verifiable) 폐기해느냐를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싱가프로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8시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서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귀국길에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하와이 진주만의 히컴 공군기지를 들를 계획이다.

싱가포르=문재연 기자·홍석희 기자/hong@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