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주 52시간 근로’의 본격 시행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장시간 근로에 허덕이던 근로자들은 그동안 말로만 외쳤던 ‘워크 앤 라이프밸런스(Work & life Balance)’ 이른바 ‘워라밸’의 실현을 꿈꾸고 있다.
특히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워라밸은 그 의미가 더 크다. ‘일ㆍ가정 양립’문화의 확립을 통해 육아 고민은 물론, 아이낳기를 주저하고 있는 예비 부모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문제 해결방안 중 시급성, 효과성, 효율성 등을 따졌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정책이 ‘일ㆍ가정 양립’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을 출산율 제고의 발판으로 삼기위한 정부의 노력이 잇따르는 이유다.
정해진 근로시간만 지켜져도 가정에 쏟을 시간은 크게 늘어난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공약한 것이 이른바 ‘칼퇴근법’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방안이나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관계부처에서 이를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근로시간 단축 시행과 맞물려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ㆍ가정 양립 실현의 주요 정책방향인 유연근무제는 관련 규정, 지원대책은 물론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도 자발적으로 시행이 이어지고 있다.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나 시간제, 요일제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은 줄어들지만, 복리후생ㆍ고용 안정성과 더불어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유연근무제 정착을 위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일ㆍ가정 양립환경개선, 시간선택제 전환 등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 출산 근로자들에 대한 기업의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 등 각종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재택ㆍ원격근무를 시작하는 기업에 인프라,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의 50% 한도, 최대 2000만원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시행됐다.
또 만 8세 이하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대상으로는 최장 2년까지 임금삭감없이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유연근무를 할수 있도록하는 ‘더불어돌봄제도’ 추진한다.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근로자가 주 15~30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도입하는 기관ㆍ기업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지원 수준을 통상임금의 60%에서 80%로 상향,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ㆍ가정 양립을 확립하기 위해 공직사회부터 근로시간을 줄인다는 방침아래 오는 2020년까지 초과근무를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주 52시간 근로’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자율출퇴근제, 재량근무제는 이미 도입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휴일근무 대체 휴가 등도 눈치보며 쓰던 ‘애물단지’에서 당연히 써야하는 권리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ㆍ가정 양립의 확산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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