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받는 법인 회계정보 요청에 “영업상 비밀” 거부 -투명성 강조하며 행정부 견제하는 국회, 정작 자신들은 ‘불투명’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회 사무처가 법률상 공개정보로 분류돼 정부사이트를 통해 항상 공개중인 정보까지 영업상 비밀이라며 비공개로 처리했다. 외부 감사 등이 없는 국회 사무처의 나태한 행정 처리 관행이 국회 스스로의 투명성을 해친 것이다.
국회 사무처는 최근 ‘19ㆍ 20대 국회사무처에 등록된 재단법인 및 사단법인 현황(등록 철회 포함)과 19ㆍ20대 국회 사무처 사단법인, 재단법인 예산지원 연도별 현황, 19ㆍ20대 사단법인 재단법인 국회 제출 회계 보고서, 영수증 현황’ 정보 공개 청구에 대해 대부분 제출을 거부했다. 사단법인 목록과 재단법인 목록, 그리고 국고보조금을 받는 예산 자료는 왔지만 핵심인 ‘19ㆍ20대 사단법인 재단법인 국회 제출 회계 보고서, 영수증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는 없었다.
대신 국회 사무처는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 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한 공공기관정보공개법 7조 1항 7을 첨부했다.
하지만 이 회계정보들은 국고보조금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운영중인 정부의 ‘e나라도움’사이트에서 검색만 하면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실제지난해 3억69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은 국회 소속 사단법인인 한국여성의정의 경우, 교부신청서와 수입지출내역 정산보고서 재무제표 결산서 회계감사서를 모두 볼 수 있다. 국민의 혈세 씀씀이를 감독하기 위한 ‘비밀’과는 이미 거리가 먼 내용임에도 무조건 거부부터 하고 본 셈이다.
국회 사무처 해당 부서 관계자는 이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기자가 알려주자 해당정보가 공개되는 사실을 알았다. 해당 정보가 공개할 의무가 있는 정보인지 확인도 않은 채 무작정 비공개부터 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정보공개를 놓고 법정 소송까지 간 이후 법원의 공개 판결에도 비공개결정을 고수하기도 한다. 참여연대는 국회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며 국회사무처에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모두 공개하라고 했지만, 국회사무처는 불복해 결국 대법원까지 갔다. 3년이 걸렸다. 결국 지난 3일 대법원은 공개결정을 내렸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의 강상국 사무국장은 “국회사무처가 여러 부처 중 가장 패쇄적”이라며 “업무자체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거나, 의도적으로 비공개한 것이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일이 잇따라 일어나는데는 국회사무처를 견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른 부처와 달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상황에 따라 자주 바뀌어 해당인사가 국회사무처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하기에 벅차다는 것이다. 다른 부서와 달리 개혁이 더딜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회사무처 직은 이른바 꽃보직으로 불린다”며 “사무총장부터 시작해서 직업적인 공무원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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