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후 내리 다섯작품 주연…브라운관 대세녀 진세연

‘잠원동 윤아’ 시절 길거리 캐스팅…다양한 경험 쌓을 새 없이 데뷔 아직도 제 연기는 간접경험 수준…언젠간 진정성 있는 배우 되고파

아이돌이 장악한 브라운관에서 진세연은 유난히 주목받는 연기자다. 1994년생, 스물하나. 누군가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싱그러운 미소로 2010년 데뷔 이후 ‘내 딸 꽃님이’(SBS)부터 내리 다섯 작품에서 여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각시탈’(KBS2), ‘다섯 손가락’(SBS), ‘감격시대:투신의 전쟁’(KBS2)를 거쳐 최근 종영한 ‘닥터 이방인’(SBS)까지 놓고 보니, 작품 속 비중으로도 작품의 흥행력으로도 초고속 성장이라 할 만하다. 짧은 시간 출연작이 늘어난 탓에 갓 데뷔한 신예가 ‘겹치기 출연’ 논란으로 두 번이나 도마에 올랐고, 쉴 틈도 없이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했다. “기회가 올 때 바짝 해야 한다”며 농담처럼 말하지만, 모처럼 한 숨 돌린 자리에서 마주한 진세연의 얼굴에 서서히 연기에 대한 고민이 비쳤다.

탈북 의사 소재를 안방으로 가져온 ‘닥터 이방인’은 진세연에게도 더욱이 남달랐다. 연속 네 작품의 주인공이라지만 시대와 배경을 달리 해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엇비슷한 캐릭터였다. 고된 환경을 견디며 씩씩하게 살았던 소위 캔디형 인물. 첫사랑 이미지는 연장선에 있었다지만 ‘닥터 이방인’의 1인 2역은 특히나 감정 표현이 자유로워야했다. 순수하고 당찬 첫사랑은 재희의 모습으로, 삶의 비극을 겪은 뒤 성장한 능동적인 여자는 승희의 모습으로 그려내야 하는 것이 진세연의 몫이었다. 전작 ‘감격시대’를 마치기도 전에 극적인 인물을 만났으니 진세연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했던 것만큼 인기를 체감하진 않아요, 다만 스스로 얻은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요. 얼마나 성장했을까 돌아보게 돼요. ‘닥터 이방인’을 하면서 감정이 깊어졌어요. 서로 다른 캐릭터를 만나며 인생을 배우게 되더라고요.”

‘잠원동 윤아’로 불리며 서초 지역 일대를 평정했던 고교 시절 이른바 ‘학교 앞 캐스팅’으로 데뷔한 진세연에겐 사실 인생 경험이라는 게 많지 않다. 대신 그야말로 ‘간접경험’을 통해 사랑의 감정과 삶의 희노애락을 만나보고 있다. 심지어 모태솔로다.

인생에서 한 번도 꿈꿔본 적 없는 직업이었다. 부모님도 놀랄 정도로 스스로 찾은 일을 통해 진세연은 진로까지 바뀌게 됐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역량을 쌓고, 현장에선 프로의 옷을 입는다. 당연히 아직은 성장기다. 연속 다섯 작품의 주연 자리를 맡았다지만, 진세연의 연기가 대단히 인상적인 것은 아니다. 순수하고 거짓 없는 미소가 유난히 눈에 띌 뿐이었다. ‘진세연의 현재’가 20대 여배우가 기근인 브라운관에서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연기자로 보일 지라도, 그의 성장가능성은 무한하다. 드라마 관계자들이 여배우 진세연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은 제가 나온 드라마를 편하게 다시 보진 못하겠더라고요. 손이 막 오그라들어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누군가의 연기를 볼 때의 저의 단점을 먼저 보게 돼요. 내가 못하는 걸 저 사람은 어떻게 하나 보거든요. 특히 감정선이요. 경험과 연륜이 생기면 제게도 깊은 연기가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간접경험이 아니라 진짜 경험이 쌓이며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 믿고 싶어요. 하지원 선배님처럼요.“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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