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비아, KJ프리텍 인수 추진…산업기술등 알맹이 빼먹기 논란 모아텍 · 그라비티등 日기업인수후…적자전환 등 실적악화 ‘기현상’…산업기반 역량 손실 아쉬움도
일본 기업들이 국내 코스닥 상장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본력이 풍부한 일본 업체들이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를 저렴한 가격에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공들여 키운 코스닥 중소형사들이 국내 전기전자 및 부품 등 산업전반에 걸쳐 경쟁을 하고 있는 일본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기업의 국내 코스닥 상장사 사냥을 달갑게 보지 않는 시각이 팽배하다. 기술과 매출만 빼먹고 투자는 하지 않는 전형적인 ‘먹튀’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전자기기업체인 미네비아는 코스닥 상장사인 백라이트유닛(BLU)업체 KJ프리텍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벤처캐피탈인 K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KJ프리텍 워런트(신주인수권)를 매입할 방침인데, 만약 미네비아가 워런트를 매입하고 이를 행사하게 되면 KJ프리텍의 최대주주(지분율 14.68%)로 올라서게 된다. 이 경우 경영권도 사실상 미네비아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미네비아의 KJ프리텍 인수를 놓고 업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미네비아에 인수된 코스닥 상장사인 모아텍의 사례 때문이다. 미네비아는 지난 2012년에도 코스닥 상장사 스테핑모터(Stepping Motor) 제조업체 모아텍을 인수했다. 매년 흑자를 내는 건실한 회사였던 모아텍은 일본 업체인 미네비아에 인수된 이후 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기이한 현상을 보였다.
매출액(연결기준)은 지난 2011년 1763억원에서 2013년 1372억원으로 22%나 떨어졌고, 영업실적은 39억원 흑자에서 10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알맹이는 빼먹고, 껍데기만 남겼다’는 얘기가 돌았다. 결국 KJ프리텍도 ‘제2의 모아텍’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는 이유다.
일본 제약 업체인 니치이코제약도 코스닥 상장 바이오업체 바이넥스를 34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바이넥스의 자회사인 에이프로젠이 보유한 바이오의약품 기술력을 겨냥한 인수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밖에 코스닥에 상장된 전자 부품업체 에스씨디와 풍력발전업체 유니슨도 각각 일본전산과 도시바에 인수됐다. 에스씨디은 모아텍과는 달리 잘된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힌다. 에스씨디는 일본전산에 인수된 후 시너지효과를 내며,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예전 게임업체 그라비티도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일본기업 겅호 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되는 등 풍랑을 겪었다. 그라비티는 이후 합병과 매각, 상장폐지설에 시달렸다.
공정거래위원회 따르면 지난해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경우는 41건이고, 그중 일본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주로 국내 전기ㆍ전자 부품 및 바이오 관련 업체에 관심이 높다”며 “무엇보다 힘들게 키운 코스닥 중소형업체들이 일본에 넘어가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산업기반의 역량이 이전된 것으로 아쉬움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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