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의제·명칭 놓고 노사정 의견 ‘접근’…출범까지 넘어야할 산 많아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 산입범위, 통상임금, 비정규직, 심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청년실업 문제…’

시급한 노동현안이 줄줄이 대기중인 상황에서 이를 풀어나갈 사회적대화기구가 복원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여 주목된다.

3일 서울 대한상공에서 문성현 노사정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 6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노사정대표자 6자회의가 열려 현재의 노사정위원회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칭)로 개편하고 비정규직 여성 청년 등 참여주체를 넓히기로 합의했다. 사회적 대화기구 복원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서 협의해야 할 것이 많아 출범까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때 ‘유럽의 환자’라고 조롱받던 독일이 되살아난 것은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구한 ‘하르츠 개혁’ 덕분이다. 공공 일자리 창출은 반짝 ‘마중물 효과’에 그칠뿐 근본 처방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간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한국판 하르츠 개혁’에 시동을 걸야야 할 때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청년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생산인구마저 줄어들면서 경제체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어쩌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 상반기가 ‘골든타임’이다. 개헌 논의 등 향후 정치일정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정치의 계절’로 들어서기 전에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출범시켜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한다.

1차 회의 후 두 달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의 구성과 의제, 명칭을 놓고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비정규직·청년·여성 등 노동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중소기업 등 사용자단체의 참여 등 구성범위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 노사정 모두 원칙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여성, 청년 등 이른바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이 향후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중견기업을 대표하는 3개 단체도 새 대화기구에서 소규모 사용자의 이해를 대변하게 된다.

현재의 노사정위에서 ‘캐스팅 보드’ 역할을 했던 공익위원 대신 비정규직·여성·청년과 중소기업·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위원을 추가하는 민주노총의 제안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방안이 앞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한 뒤에도 무엇을 어떻게 논의할 것에 대해서는 실업이나 구조조정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 산업안전, 4차 산업혁명 대비 직업 훈련 강화, 발전적 노사 관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의제별 위원회의의 형태나 의제를 다루는 순서 등을 놓고는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동시간 단축안이 국회를 통과한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및 문재인 정부의 ‘노동’헌법 개정안 논란 등 주요 노동이슈가 연일 불거지면서 노사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미지수다. 노동계는 노동시간 단축의 큰 틀에는 공감하지만 휴일수당 중복할증은 허용하지 않은 데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토막낼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경영계는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데다 정부가 내놓은 헌법 개정안에 노동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대폭 담겨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결국 노사양측 모두 ‘신중모드’를 견지할 것으로 보여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출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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