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팔자’에서 최근 9일째 순매수로 전환 -“시장 불안할 때 구원투수…지수 방어 역할”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연일 ‘사자’ 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증시가 금리 급등과 통상 압박 등 미국발 각종 악재로 허덕이는 가운데 연기금이 지수 급락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금융투자업계는 조정이 길어지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이 분위기 반전을 주도할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3648억원 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연기금은 355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앞서 연기금은 지난 1월 한 달간 3802억원 어치를 매도하는 등 올 들어 줄곧 ‘팔자’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2월 들어서도 한동안 물량을 쏟아내며 매도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2400선 아래로 주저앉자 본격적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무역전쟁과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탓에 국내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 돌입하자, 기관투자가 중 가장 ‘큰손’인 연기금이 비로소 본격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용석 KB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불안하고 변동성이 클 때 항상 구원투수 역할을 해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상황에서 연기금이 지수 방어를 위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초 코스피 지수가 2600선에 육박하며 ‘과열’ 양상을 띠었던 1월에는 연기금이 ‘속도조절’ 차원에서 매도에 집중했다면 지금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선 지수 하락을 막기 위해 장기 투자자로서 적극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도 연초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1~2월에는 카카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NAVER), 셀트리온 등 인터넷과 바이오 관련 종목이 상위에 포진했다.
그러나 순매수 랠리를 시작한 지난 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상위 리스트에는 현대중공업과 SK이노베이션, S-Oil 등 경기에 민감한 조선과 화학, 정유 관련 종목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류 연구원은 “연기금 입장에선 시장의 성격과 변수에 따라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며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고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선 중공업이나 산업재 등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