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자국 브랜드없이 차생산 세계 8위 - 금융위기에 노사 대립까지 공장 철수 상황 - 노사정 대타협으로 공장폐쇄막고 승승장구 - 포드ㆍPSA 등도 투자확대…일자리 확대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스페인의 자동차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자국 브랜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동차 생산 세계 8위에 올랐다.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에 빠진 한국 자동차산업의 해법을 스페인에서 배워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순 세계 8위라는 수치만이 아니다.
스페인도 한때 대규모 파업으로 인해 공장 폐쇄 사태까지 겪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에 이어 남유럽을 중심으로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2010년경부터 GM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메이커들은 임금이 높고 노동조합이 강성인 서유럽을 중심으로 생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포문은 연 것은 GM이었다. GM 산하 브랜드 오펠은 적자가 심각해지자 벨기에 엔트워프(Antwerp) 공장을 2010년에 폐쇄했다. 뒤이어 포드도 2012년에 공장폐쇄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르노 역시 지난 2009년 신모델인 ‘모두스’의 실패와 유럽 경기침체까지 겹쳐 일감이 줄어든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의 철수를 검토했다.

하지만 르노 본사에서 공장폐쇄를 검토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노동조합은 처음에는 파업으로 대응했으나 결국 노동조합과 경영진의 협상이 나서고 지방정부까지 가세해 임금동결과 초과근무수당을 양보하는 등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내 공장폐쇄를 막았다.
이를 시작으로 스페인은 정부와 의회는 유럽 경기 침체 속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구하기 위해 기업에 더 많은 권한과 융통성을 부여하고 고용을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자동차산업 육성책을 시행했다.
2012년 통과된 스페인의 개정 노동법은 기업이 근로시간 변경 및 작업장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해고비용을 줄여 인력조정을 용이하게 해 노동유연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정부가 완성차업체 단체교섭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노동 유연성 제고에 힘썼다.
이와 더불어 스페인 정부는 국가기간 산업인 자동차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유럽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현재 200만대 수준인 자국 내 자동차생산규모를 300만대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Plan 300만대’라는 자동차산업 육성책을 시행했다.
스페인 정부의 지원은 스페인에 소재한 자동차공장들이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노사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증산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르노 본사는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2011년 말 ‘트위지(2인승 전기차)’를, 2013년에는 시장규모가 큰 소형 SUV ‘캡처(QM3)’를 맡겼다.
2009년 이후 동결된 임금과 높은 노동유연성 아래 생산된 ‘캡처’는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한국에 ‘QM3’라는 이름으로 수출됐고, 이후 생산이 늘자 이듬해 협력사를 포함해 17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다.
인근 팔렌시아 공장도 지난 2015년 C세그먼트 SUV ‘카자르’ 투입으로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고 1000여 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르노 계열인 닛산 역시 바르셀로나 공장에 1억3000만 유로를 투자해 2014년부터 연간 8만대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뿐 아니라 벨기에와 프랑스 공장을 폐쇄했던 포드와 PSA도 스페인에서는 이 기간에 공장폐쇄 대신 오히려 투자를 확대했다.
스페인은 임금과 고용을 보장하지 않고 노동유연성을 높여 투자가 늘어 오히려 고용이 증가하는 성과를 얻은 것이다.
이는 노동법 개정 등 정부 지원 아래 이뤄낸 높은 노동유연성을 바탕으로 명목상 임금인하 없이도 인건비 하락 효과를 얻었고, 해고비용도 줄여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안정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페인의 경우 자동차산업의 노동유연성에 생존과 직결된 극명한 사례를 보였다”며 “이번 한국GM과 금호타이어의 사태도 스페인과 같은 노사간 양보를 통해 성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