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콧 책임 떠넘기며 여야 공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퇴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2월 임시국회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에 대해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이 국회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한 데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권성동 위원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음을 부각하는 동시에 한국당의 보이콧이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강원랜드 사건은 국회법에 따른 제척사유에 해당하므로 조사 기간만이라도 법사위원장 직무대행을 세우자는 우리당 법사위원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민생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의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현직 검사가 권성동 의원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계속 법사위원장 자리에 있으려고 하는 것이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권 위원장이 아니어도 다른 한국당 의원이나 다른 당 의원이 위원장 역할을 하면 된다”며 “한국당의 보이콧은 굉장히 명분이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한국당의 ‘국회 거부’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사례를 열거한 뒤 “이 정도면 정말 고질적인 보이콧 병”이라면서 “이제는 법안심사까지 전면적으로 정상화해주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의 12일 개최를 요구하는 개의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당내에는 권 위원장이 법사위를 열지 않을 경우 국회법 규정을 활용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있다. 국회법에는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할 때 다른 교섭단체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한국당과 전면적인 대립을 할 경우 법안 처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일단은 유화적으로 대응하는 기류도 읽힌다.민주당은 또 국민의당이 제출하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 특검 요구에도 일단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당도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책임 있는 사과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의 국회 상황을 “문재인 정권과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의 사주를 받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2월 국회 깨기’ 만행”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예정된 상임위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한 상태다.

김 원내대표는 권 위원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정권 차원의 시나리오’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희롱 의혹 폭로를 언급하면서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는 좋은데 이를 빌미로 (한국당) 최교일 의원까지 엮으려는 시도가 흐지부지되니 이제는 안미현 검사의 의혹 제기로 권성동 의원을 엮어보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써내려가는 시나리오를 보면 헛발질이 많다”며 “거짓말도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치적 흠집내기에 몰두하지 말고 시나리오 작법이나 더 공부하라”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및 민주평화당 창당 등으로 사실상 제3당의 공백 상태나 다름없는 현 상황에서 원내 제 1, 2당이 중재의 여지 없이 첨예하게 맞붙으면서 2월 임시국회는 난항이 예상된다.

표면상으로는 법사위 문제를 고리로 양측 간 전쟁에 불이 붙었지만 이번 임시국회를 시작으로 6ㆍ13 지방선거까지 관통하는 최대 쟁점인 개헌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근본적 시각차가 이번 싸움의 이면에 깔린 측면도 있는 만큼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비롯해 민생입법에 여야 모두 마냥 손놓고 있을 경우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고 설 민심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 냉각기를 가진 후 해빙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