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 정치부패 · 부자증세정책등…대륙 사회안전감 결여 ‘脫중국’ 러시 건강 · 자녀교육 관심 많은 중국인들…앞선 의료 · 교육환경 오세아니아 눈길 美 · 유럽선 기업투자통해 재산증식 붐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이민을 떠나는 중국 부자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이민 국가는 호주, 그 다음은 뉴질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이민방식에도 변화가 생겨 부동산 구입 등을 통해 부를 해외에 효과적으로 투자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중국 부자들은 미국 부동산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선호 1위는 호주=포브스 중문판이 중국 부자들이 이민가는 세계 각국의 사회안정도, 의료, 경제, 교육, 정치 등의 요소를 평가해 ‘2014년 중국인 10대 투자이민국가 리스트’를 발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위는 호주였다. 호주는 높은 수준의 의료 및 교육시스템, 안전한 사회환경, 아름다운 자연, 뿌리깊은 이민문화 등으로 중국 부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중국인의 호주 이민은 꾸준히 늘고있는 추세다. 지난 2011년 호주에 있는 중국인의 수는 86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호주 투자이민 전체 신청자의 90%도 중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등이 투자이민을 중지했거나 이민의 문턱을 높였지만 호주는 여전히 현행 투자이민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부자 중국인들이 호주로 몰려오면서 시드니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2위는 뉴질랜드였다. 한 뉴질랜드 이민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상담하는 중국인들은 환경오염과 자녀교육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면서 “절반 정도가 자녀를 유학보내기 위해 뉴질랜드 이민을 신청한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뉴질랜드 유학생 3명 중 1명은 중국 학생이 됐다. 또 중국 부유층은 뉴질랜드에 부동산을 구매해 재산을 안전하게 옮겨놓는 데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중국 덕택에 뉴질랜드의 경제성장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서구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가 뉴질랜드다. 뉴질랜드 최대 산업인 낙농업의 중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뉴질랜드의 최대 무역상대국은 호주에서 중국으로 바꿨다.
스페인은 올해 처음으로 중국인 투자이민국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인을 겨냥한 이민정책, 합리적인 물가, 그리고 국경 자유 통과를 보장하는 ‘쉥겐조약’에 가입한 나라여서 중국인들은 스페인을 유럽으로 들어가는 발판으로 삼고있다.
스페인 뿐 아니라 유럽 각 나라는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서유럽 뿐만 중부 및 남부 유럽에도 많은 중국인 거주지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그리스, 포르투갈, 키프러스 등의 국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 부자들을 겨냥한 이민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 부자들이 이민을 가기를 선호하는 나라다. 미국은 현재 5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제공하는 EB-5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이 제도는 중국인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투자이민 ‘EB-5’ 비자를 발급받은 중국인은 6895명으로 전체 외국인 취득자의 80%를 차지했다. 미국 투자이민 신청자 10명중 8명은 중국인인 셈이다. 지난 2011년 2500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10여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국 부유층의 이민바람은 최근 1~2년 새 급증 추세다. 캐나다는 중국인의 투자이민이 쇄도하자 신규 이민 접수를 중단할 정도였다.
이같은 중국 부자들의 ‘차이나 엑소더스’ 에는 몇가지 이유들이 꼽히고 있다.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뒤떨어진 사회시스템, 자녀교육 열풍, 낮은 의료수준, 높은 인구밀도, 여기에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운동과 부자들에 대한 증세정책 등의 요인으로 ‘탈(脫)중국’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큰손’으로 떠오른 中부자=중국 부자들은 이전에는 채권,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산 구입, 기업투자, 기업설립 등의 방식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투자이민은 단순하게 돈으로 영주권과 국적을 사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자신의 재산을 해외에 효과적으로 투자한다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에 투자하는 것은 와인생산 뿐 아니라 여행, 부동산 개발까지도 고려해 이뤄지는 것이다. 이민과 동시에 투자를 통해 재산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려는 전략이다.
이같은 이민 붐이 일면서 중국인의 해외부동산 매입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특히 미국의 고가 부동산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에 따르면 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미국 부동산 시장에 밀려든 해외투자자금은 922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들의 투자금액은 220억달러로 전년보다 약 80%나 늘어났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지역은 캘리포니아주, 워싱턴D.C, 뉴욕, 펜실베이니아주, 텍사스주, 플로리다주였다. 중국 부자들이 미국에서 사들인 주택의 평균가격은 59만1000달러였고 전체 거래 중 약 70%가량이 전액 현금으로 이뤄졌다. 뉴욕 맨해튼의 경우 고가부동산을 매입하는 중국 부호들이 늘면서 올해 처음으로 러시아를 제치고 중국이 맨해튼 부동산 구입 1위 국가가 됐다.
CNN머니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는 중국인 가운데 자신이 거주하려고 사는 사람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당수 중국인들이 자식의 유학을 위해 미국에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었다. 부동산을 구입하면 기숙사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졸업 후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중국인들은 판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