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국회 예산정책처가 지금보다 좀더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국민연금 적립기금을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이 현재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너무 수익성을 좇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6일 ‘2013회계연도 결산분야별 분석보고서’에서 “국민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은 기금운용의 기본원칙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이라는 점을 고려해 적립기금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연금기금은 나중에 국민에게 다시 돌려줘야 하는 일종의 국가채무인 만큼, 장기적 재정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기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은 운용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최근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국내채권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투자대상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과 비교해 2013년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와 부동산 등 대체투자는 각각 34.9%, 25%나 증가했다.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 중기(2015~2019년) 기금운용지침 개정안을 심의ㆍ의결하면서 앞으로 5년간 기금 목표수익률을 5.8%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주식 35% 이상-채권 55% 미만-대체투자(부동산, 인프라,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10% 이상’으로 짰다.
이로써 2013년말 현재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가 ▷ 주식 30.1% ▷ 채권 60.4% ▷ 대체투자 9.5%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5년에 걸쳐 고위험-고수익 자산인 주식과 대체투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통상 투자비 회수기간이 긴 대체투자는 채권·주식 등 전통적 투자자산과 다른 유형의 다양한 리스크가 있어 투자에 앞서 충분한 위험관리 능력과 기능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의 이같은 평가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구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적정한 수준까지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투자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위험자산에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확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유용한 전략일수 있다고 꼬집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기금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물량부족과 운용수익률 하락이라는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국내 장기채권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만 투자할 수는 없다”며 “자산부실화 우려를 가실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