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한미 훈련 연기” 제안 후 첫 공개 연설 -金 “도전 두렵지 않아…난관에도 핵 무력 완성” -국면 전환 전 美와 대등한 입장 강조하나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1일 당 하부 조직 책임자들을 소집한 대회에서 “미국에 실제적인 핵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전략국가로 급부상한 우리 공화국의 실체를 이 세상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초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북한의 도발 자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 제안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핵 무력 강국’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연설이 발표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1일 평양에서 개막한 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 개회사에서 “최근 우리 공화국 핵무력의 급속한 발전은 세계 정치 구도와 전략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어 “우리의 전진 로상(노상)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도전들이 앞에 가로놓이고 있지만 이를 낙망하지도 두려워 하지도 않으며 이러한 정세 하에서 오히려 우리 혁명의 전진 발전을 낙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또 “조성된 현 정세가 우리를 보다 더 단결시키며 모든 분야에서 주체화, 자립화를 내들고 자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로 된다”며 ‘신심’을 갖고 앞날을 낙관하며 웃으며 투쟁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적들의 비열한 반(反)공화국 책동에 의하여 모든 것이 부족하고 난관과 시련이 겹쌓이는 속에서도 자주ㆍ자립ㆍ자위의 혁명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여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빛나게 실현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완성’과 ‘핵 무력 완성’을 거듭 선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은 지난 19일 문 대통령이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를 제안했다고 밝힌 뒤 처음 발표된 것이다. 이날 오전까지 북한 관영 매체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연설이 우리 정부의 제안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을 핵으로 위협할 수 있는 전략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주장함으로써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서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울러 올해 곡물ㆍ과일 생산에 전환이 일어나고 화물ㆍ농기계 생산과 경공업 공장의 현대화를 언급한 뒤 “국가와 인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극악한 제재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 순간의 침체도 없이 줄기차게 추진된 것은 역사의 기적”이라며 “이 기적을 안아온 위대한 당에 대한 우리 인민의 절대적 신뢰심은 더욱 두터워지고 당과 인민 대중의 혼연일체가 반석같이 다져졌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당 세포위원장들에게 “과감한 공격전을 전개하여 가증되는 미제의 침략과 제재 압살 책동을 짓부수고 사회주의 건설의 비약적 전진을 촉진시켜 나갈 데 대해 언급했다”며 “우리 당이 현 시기 내세운 중대하고도 절박한 투쟁 과업들을 성과적으로 수행하자면 당의 기층조직인 당 세포를 더욱 강화하고 모든 당 세포위원장들이 자기 책임과 분분을 다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에서 열린 세포위원장 대회는 지난 2013년 1월 이후 5년 만에 소집된 것이다. 당 세포는 5~30명으로 구성되는 노동당 최하부 조직으로 세포위원장은 이 조직의 책임자를 일컫는다. 북한이 5년 만에 당 세포를 소집해 대회를 연 것은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고 국면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민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는 당 기층조직 관리를 통해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내핍과 체제 결속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