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사태 재발방지 차원 피해기업 일부 재조사도 감독당국 자기반성 일침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20일 발표한 최종권고안에서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명령권 제도’ 빠른 도입을 권고했다. 지난 2008년 막대한 중소기업 피해와 초대형 소송전을 야기한 ‘키코(KIKO, 환헤지 상품)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혁신위는 또 키코사태 피해사례에 대한 일부 재조사와 감독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도 함께 촉구했다.
윤석헌 혁신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키코사태와 유사한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명령 제도 도입을 권고한다”고 했다.
판매제한명령은 소비자에게 현저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금융당국이 해당 금융상품의 판매를 강제적으로 금지 조치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미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이런 내용을 담아 지난 5월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사실상 공이 국회로 넘어가긴 했지만, 더 이상 관련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대내외에 재차 준 셈이다.
혁신위는 아울러 “(키코사태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기업이 분쟁조정을 통한 피해구제를 요청하는 경우, 재조사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 및 재발방지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한다”고도 했다.
‘키코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전면 재시행’을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의 요구보다는 대폭 축소된 권고안이다. 대법원의 판결까지 난 사안에 파격적인 내용을 제시하기는 혁신위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독당국에 대해서는 “(키코사태를 촉발한) 스스로의 역할 부재를 통렬히 반성하고 특히 소비자보호 강화 및 이를 통한 금융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며 “금융기관이 중개하는 금융상품으로 인해 다수의 금융고객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금융회사 및 경영진을 보다 엄중히 제재하고, 불완전판매 실태 등을 포함해 검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과 제재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보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중시하는 감독관행을 혁신하라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