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가자)

비트코인 광풍에 ‘2030’ 세대들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기를 소망하며 외치는 이런 신조어에는 이들의 간절한 열망이 담겨 있다. ‘비트코인 러시’라는 표현도 모자람이 없다.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따르면 중복으로 가입된 투자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이 가상화폐 투자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0대와 30대 이용자는 각각 29%로 집계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에 광풍에 탑승한 ‘2030 투자자’는 중복 가입자 수가 약 12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학교와 직장 곳곳에서는 하루 내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비트코인 시세 변화를 관찰하는 ‘비트코인 좀비’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큰 폭으로 등락하는 비트코인에 잠을 이루지 못해 ‘비트코인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투자 관련 스터디나 동호회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산업투자섹션 증권팀 기자
산업투자섹션 증권팀 기자

이 정도는 약과다. 심지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투자자로 나선 직장인 사례도 들린다. 이번 기회에 나도 한 번 ‘대박’을 쳐 보겠다는 갈망이 이들을 가상화폐 공간으로 불러모으는 모양새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면 ‘자수성가’하려는 2030세대의 건설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을 통해 열려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온라인 상에 공개된 가상화폐공개(ICO)와 하드포크(가상화폐 분리) 등의 일정에 맞춰 다양한 투자 전략을 만들고,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인식된다. 고급 정보 독식 여부에 따라 ‘그들만의 리그’가 돼버리는 주식과 비교해 차별성을 지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을 향해 ‘가즈아’를 외치는 2030세대의 모습은 ‘한탕주의’에 빠진 젊은이의 모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 속살을 들춰보면 우리 사회에 깊숙이 곪아있는 병폐들과 직면하게 된다.

금수저ㆍ흙수저론에 따른 부의 대물림과 치솟는 아파트값, 돈이 돈을 낳는 주식시장 등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높은 장벽이 바로 그것이다.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공고화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인생 역전을 위해 ‘한방’만을 노리며 너도나도 비트코인 앞에 좀비처럼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불편한 진실이자 우리 사회의 뼈아픈 자화상이다.

“부의 불균형이 지속되는 사회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로또 아니면 비트코인이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은데 아무리 ‘노오력’해도 돈 많은 부모를 둔 또래는 따라갈 수 없다. 정체된 곳에서 아무것도 안 하느니, 성장하는 쪽에 베팅하려 한다”, “비트코인에 올인하려고 직장을 관뒀다”는 20~30대 비트코인 투자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동시에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비트코인에 빠진 2030세대들은 ‘구조대’라는 신조어도 많이 사용한다. 가상화폐를 사들여 자산이 목표로 한 가격까지 끌어올려 줄 투자자를 의미한다. “구조대는 언제 오는가”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구조대를 만났다고 해서 투자 성공이 담보되진 않는다. 시장이 불안정하다 보니 언제 얼마만큼 폭락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은 일종의 ‘도박’에 비유되기도 한다. ‘일확천금’의 기회인 동시에 파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30세대의 ‘비트코인 광풍’ 합류를 바라보며 기대와 우려가 함께 번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30 투자자들이 투자에 실패하거나 좌절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가즈아 한강’ 신세로 전락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