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 성과 다지고 위기엔 철저 대비 갤S9 출시·자율주행차 M&A… 파운드리 생산 확대 중점 논의

삼성전자가 오는 13일부터 2018년 전략 수립에 들어간다. 국내 임직원은 물론 해외직원까지 모두 500여명이 넘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올해 12월 글로벌 전략회의는 총수 부재 상황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핵위협, 미국의 무역 보복, 친노동 기조 등 대내외 경영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열린다. 때문에 어떤 의제가 회의 테이블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장단 인사 후 첫 회의인 만큼 신사업 구상도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3일부터 사흘간 수원본사에서 CE부문(13일)과 전사(14일), IM부문(15일) 회의를 차례로 연다.

오는 18일부터는 사흘동안 DS부문(반도체·디스플레이) 글로벌 전략회의가 기흥캠퍼스에서 열린다. 글로벌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에 실시된다. 올해 12월 회의는 의미가 더욱 깊다. 각 부문 회의 주재자가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는 김기남 DS 부문장(사장), 김현석 CE 부문장(사장), 고동진 IM 부문장(사장)이 회의를 각각 주재한다.

이번 회의는 기간도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는 이틀(6월 26일·27일) 동안 실시됐으나, 12월 회의는 기간이 6일이나 된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로 위축된 회사 분위기를 다잡고, 올해 성과와 내년 전략 수립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부문이 거둔 올해 성과와 내년에 닥칠 위기 상황 등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회의가 될 전망”이라며 “사내ㆍ외 거의 모든 부문의 의제가 회의 안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열리는 CE부문 회의에선 미국 월풀의 요청에 따른 세탁기 수출 난항 사안이 주요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한국 두 전자회사(삼성·LG) 세탁기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반토막날 것이라 전망했다. 작년 기준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에 수출한 세탁기 수출 규모가 1조원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TV부문에선 수익성 제고 방안이 논의된다. 삼성전자의 전략TV ‘QLED TV’는 최근 협력사 수가 늘어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다. 출시된지 1년도 안된 제품임에도 매출 기여도는 20%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프리미엄 TV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 방안과 함께 차세대 ‘자발광TV’ 논의도 심도깊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CE부문 회의 주재자 김현석 사장은 자타공인 디스플레이 장인으로, 최근엔 생활가전 부문 학습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M부문에선 ‘갤럭시S9’ 출시 전략과 내년 2월께로 예정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가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IM 부문은 작년 9월 갤럭시노트7 소손 사건 이후 급감했던 영업이익이 올들어 다시 조단위로 올라서는 등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이른 만큼 수익성 제고와 신시장 개척, 신사업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11월 사장단인사에서 중책을 맡은 손영권 사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손 사장은 삼성전략혁신센터를 맡고 있으며, AI(인공지능)와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과 관련한 인수합병(M&A)에도 매진하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해 발표된 하만 인수에도 깊숙히 관여해 인수합병 사안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DS부문 글로벌전략회의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계속된다. 올해 인텔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1위에 등극한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와의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격차 전략의 핵심은 파운드리 생산 확대다. 파운드리 시장에선 대만의 TSMC가 1위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새로운 성장동력 영역이 파운드리 시장인 셈이다.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인 시스템 LSI 부문도 삼성전자의 신사업 영역에 포함돼 있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에 따른 시장 전망도 관전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평택 공장 일부 시설에서 디램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사흘간이나 실시하는 DS부문 회의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들이 많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