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검찰 비난하며 소환불응 기재부 장관때 1억원 수수 혐의 檢, 특활비 제공 ‘예산로비’ 의심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을 받는 최경환(62)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현직 국회의원이 국정원 특활비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된 건 김재원(53) 자유한국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9시54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최 의원은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면서도 “오늘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해서 저의 억울함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혐의를 인정 안한다는 건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 사실대로 말하겠다”, “억울함을 소명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최 의원은 줄곧 억울하다고 강조해 여전히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임을 내비쳤다.

2014년 7월 박근혜 정부 2차 개각으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된 최 의원은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이 국가예산 업무를 총괄한 최 의원에게 특활비를 제공한 것을 두고 검찰은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댓글사건의 여파로 야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검찰은 국정원이 예산 편성에서 일종의 편의를 바라고 최 의원에게 로비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2015년 11월 국회에 출석한 최 의원은 야당의 특활비 삭감 주장에 맞서 “역대 어느 정부 할 것 없이 다 유지했던 제도”라며 국정원을 적극 방어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 의원의 이날 소환은 두 차례 불출석 끝에 이뤄졌다. 지난 달 28일 첫 소환 통보를 받은 최 의원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출석을 거부했다. 5일엔 국회 예산안 처리를 이유로 예정된 시각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특활비 수수 사실을 부인해왔던 최 의원은 앞서 “현재의 검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를 죽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검찰 수사를 맹비난해왔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국정원 예산을 총괄했던 이헌수(64) 전 국정원 기조실장과 이병기(70)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최 의원에게 특활비를 건넸다’는 진술 및 증빙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최 의원에 이어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에게 돈을 건넨 이병기 전 원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이 전 원장은 전날 8억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ㆍ뇌물공여)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