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4개월째 연 2.50%로 동결됐다. 이로써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기간은 2009년 3월부터 2010년 6월까지의 역대 최장기록(16개월)에 두달 차로 다가서게 됐다. 한은이 당장 금리 조정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준금리를 미래에 있을 경기 부진에 대비해 미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인상론이 대세를 이뤄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취임 후 줄곧 금리 방향에 대해 인하는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ㆍ투자심리 위축으로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새 경제팀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기준금리에 대한 상ㆍ하방 요인이 충돌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금리를 결정하기엔 위험요인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제자리걸음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또 만일 정부의 ‘요구’를 수용해 금리 인하 쪽으로 선회한다 하더라도 정책효과 제고 차원에서 ‘최경환 경제팀’이 정상 궤도에 오를 시점과 맞출 가능성이 높아 최소 두달 정도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어둘 공산이 크다.
하지만 동결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기준금리 조정은 통화정책을 새롭게 셋업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총재 취임 후 너무 오래 동결을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역대 총재들은 취임 후 2~4개월 사이에 금리 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취임한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총 네 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동결을 결정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와 해외 10대 IB(투자은행)들은 대체로 기준금리가 올해 연말까지는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3분기, 모건스탠리는 4분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 바깥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찬반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반대쪽에선 국내 금리 수준은 이미 충분히 낮아 한 차례 인하로 경기회복 속도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란 입장이다. 전소영 한양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는 이미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어서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경기 둔화의 심각성으로 인식돼 오히려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찬성 쪽에선 경기활성화를 위해 금리인하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보인다. 백승관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지난 9일 한 세미나에서 “원화절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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