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는 그리스도의 탄생 이전과 이후를 나타내는 ‘BC’와 ‘AC’를 비유해 금융위기 이전과 그 이후를 ‘BC(Before Crisis)’, ‘AC(After Crisis)’로 표현한다. 그만큼 위기의 파장이 크고 상징적이었음을 뜻한다. 내년은 이른바 AC 10년이다. 특히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까지 더해 ‘10년 주기 위기설’에 더 민감하다. 위기가 닥쳐 붕괴가 시작되면 순식간이다. 그렇다면 위기의 전조증상은 없는 걸까.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전략가인 루치르 샤르마는 56개 신흥국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25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경험을 토대로변화의 힘을 감지할 수 있는 10가지 규칙을 제시한다.

그 첫째는 생산가능인구나 인재 풀이 늘어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저성장의 요인은 부채와 소득불균형, 노동인구 감소가 대표적. 인구증가가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인구 성장 없이 경제성장은 없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불평등이 성장을 위협하는지도 성패를 가르는 잣대다.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국가경제 규모 대비 5%를 넘으면 위험신호로 본다.

정부의 개입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도 따져볼 거리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1달러를 투입해 GDP1달러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에서는 2달러, 중국에서는 4달러를 투입해야 GDP1달러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정부 지출이 과도한 세금으로 돌아오는 건 기업과 경제활동에 부정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발전하는 국가들은 연간 GDP의 25~30%이상을 투자하고 투자비율이 GDP대비 40%이상에서 정점을 찍은 뒤 성장은 급격히 둔화되는 패턴을 보인다, 정점 이후 5년동안 성장률이 대략 반토막난다. 투자의 적정규모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부동산 투자는 GDP의 5%를 넘어서면 광적인 상태가 된다. 부채는 규모 못지않게 증가속도가 문제다. 일반적으로 5년 이상 GDP의 5% 이상 부채가 계속 증가하면 위험하다. 저자는 중국의 부채에 주목, 다가올 경제 위기는 중국발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책에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10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한국의 상황에 대한 평가와 조언도 들어있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