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F로 다양한 자산배분 전략, 저렴한 수수료 ‘덤’

- 판매사ㆍ운용사도 윈윈…환영 분위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이르면 이달 말부터 연금저축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투자자는 일반 펀드와 비교해 수수료 부담을 상당 부분 덜면서 다양한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에서는 계좌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투자자산을 하나 더 확보한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상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연금저축계좌를 통한 ETF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위탁매매 수수료 비용처리 문제 등을 해결한 업무지침을 마련했다.

다만, 연금저축의 목적이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에 있다는 것을 고려해 추종지수의 2배로 연동되는 레버리지나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는 편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같은 취지에서 미수거래와 신용 사용도 금지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물론 ETF가 수익률을 담보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현재 원리금 보장상품이나 보험 위주의 연금시장이 자산배분형 시장으로 가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제공된 것”이라며 “ETF는 지역이나 업종별로 자산배분을 할 수 있는 값싸고 손쉬운 도구”라고 설명했다.

연금저축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와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일단 ‘환영’ 모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금저축펀드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10조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초 16조원 수준으로 올랐다.

2010년만 하더라도 3조원에 그쳤던 수탁고는 7년 새 5배 이상 불었다. 하지만, 전체 연금저축 시장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TF 거래 허용을 계기로 고객 수와 수탁고 규모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연금저축펀드는 연금저축신탁이나 보험과 달리 자산배분에 제한이 없다. 다양한 펀드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어 ETF 거래에도 적합하다.

또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에도 투자할 수 있어 보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ETF 순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직접 ETF 거래가 힘들다면, 타깃데이트펀드(TDF)나 ETF 자문 포트폴리오(EMP) 등을 통해 ETF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ETF 거래가 가능했지만, 실제 투자는 1000~2000억원 수준으로 활발하지 않았다”며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ETF를 권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직접 ETF를 거래하면 판매사인 증권사가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후 개인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돼 ‘연금저축 랩어카운트’ 취급이 가능해지면, 증권사도 ETF를 담은 랩을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이미 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랩 상품 출시와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ㆍ자동투자상품) 도입을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