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권한제한, 이사회 참여 KB금융노조, 우리사주 위임 받아 상법보다 강한 소수주주권 행사 ‘과도한 경영권 훼손’ 논란 커질듯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상법보다 훨씬 완화된 소수주주권을 보장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지배법)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노조의 금융회사 경영참여를 통해서다. 금융노조는 아예 우리사주조합을 경영참여채널로 공식화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KB금융노조는 1일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사추위) 배제 안건을 주주총회에 제안했다. 대표이사의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노조가 추천하는 하승수 변호사를 사추위에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의 이같은 제안은 우리사주 주식 0.22%를 위임받은 덕분이다. 현행 금융회사지배법은 0.1% 이상 의결권을 가진 주주들의 주주제안권과 사외이사후보 추천권을 허용하고 있다. 상법 기준인 3%보다 훨씬 낮은 기준이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대표이사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으로 사외이사 임명에 관여하고 주주 제안에 의한 사외이사는 없는 현 구조에서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으로 경영을 모니터링할 수 있겠느냐”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을 개선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주제안을 하고 주주총회에서 정관개정 안건을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있는 주식 수 4분의 1 이상 참석에 참석주주 2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고, 정관 개정은 의결권 주식 수 3분의 1 이상 참석에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만약 주총에서 이들 안건이 통과된다면 은행권 최초로 노조가 소수주주권을 통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된다. 과도한 경영권 훼손이라는 비판도 거세질 수 전망이다.

주주제안권 이외에도 금융회사지배법 상 소수주주 권한은 상법 보다 훨씬 느슨하다.<표 참조> 하지만 금융노조는 직원들의 경영참여를 더욱 강화하는 장치를 구상 중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9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ㆍ이용득 의원 등과 공동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직접 주주제안을 낼 수 있도록 절차적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은 내놓을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노조의 경영권 참여를 열어놓는 법안들이 발의, 계류 중이다. 우리사주조합,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상법 개정안(김종인 전 의원)과 근로자대표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해 근로자의 경영참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개정안(노회찬 의원) 등이다. 지난달엔 이언주 의원이 소액주주위원회 설치 및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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