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돈줄 쥐고 유네스코 압박하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첫 심사가 오는 24~27일 열린다. 22일 유네스코와 외교가에 따르면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이 기간에 2년에 한 번씩 여는 전체회의를 열고 기록유산(Memory of theWorld) 등재를 신청한 130여 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분담금의 10%를 쥐고 있는 일본이 ‘돈’을 무기로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유산 등재를 저지하고 나설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위한 심사 안건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14개국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여름 등재를 신청한 일본의 위안부 기록물 2744건이 포함됐다. 시민단체들이 등재신청을 한 이후 한중일 3국은 막후에서 시민단체를 지원하거나 등재를 저지시키려는 외교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일본은 IAC 관계자들과 접촉해 위안부 기록물 등재에 대한 이견을 제기하는 등 자국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IAC 의장이 일본군 위안부 자료 등 관계국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안건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사무총장에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 19일 유네스코가 기록유산 등재와 관련해 이견이 있는 당사자 간 대화를 촉구하고 의견이 모일 때까지 등록심사를 보류하기로 하는 자도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는 그러나 “논의 중인 내용으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집행위원회 결정문에는 ‘세계기록유산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을 피하기 위해 상호이해와 대화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정도로 언급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유네스코 집행위는 결정문을 통해 2016~2017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기록물의 경우 기존의 규칙들에 따라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지난해 등재를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이 여기에 해당되며, 우리 정부는 해당 조항을 넣기 위해 집행위와 회원국들을 상대로 꾸준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정부는 이번 심의에서 IAC가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 ‘등재권고’ 합의에 이르도록 최대한 설득과 홍보전을 벌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24~27일 전문가 평가를 거쳐 ‘등재권고’가 IAC로부터 결정되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유산 등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현재 정부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11월 14일 전에 기록유산 등재를 마무리해달라는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기록유산 등재의 제도개선을 주장하며 새로운 규정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로 유네스코 분담금 지원 1위국이 된 일본은 앞서 지난 2015년 중국 난징(南京) 대학살 관련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2016년연말까지 400억 원에 달하는 분담금 지원을 보류했다. 일본은 통상 매년 4~5월께 유네스코 분담금을 지급해왔다. 일본은 올해 분담금도 10월 말인 현재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이 위안부 기록물 등재심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유네스코를 재정적으로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코바 총장이 위안부 기록물 등에 대한 기록유산 등재 여부를 임기기간까지 결정하지 않으면 사안은 유네스코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프랑스 문화부 장관 출신의 오드리 아줄레 총장에게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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