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소변기에 파리’ 등 행동경제학 大家 …“상금 불합리하게 쓸 것” 농담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H. 세일러(Richard H.Thalerㆍ72)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넛지(Nudge)’의 저자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세일러 교수가 2008년 미국 하버드 로스쿨의 캐스 선스타인 교수와 함께 쓴 이 책은 2009년 당시 국내서만 40만권 넘게 팔리며 ‘행동경제학’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보고, 현실에서 사람들의 독특한 행동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다. 세일러 교수의 이번 노벨상 수상은 인간의 감정이나 심리에 주목하며 행동경제학 연구에 천착해온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노벨위원회는 “세일러 교수가 현실에 있는 심리적인 가정을 경제학적 의사결정 분석의 대상으로 통합하는 데 기여했다”고 학문적 공로를 평가했다. 노벨위는 세일러 교수가 ▷제한된 합리성 ▷사회적 기호 ▷자기통제 결여 등 세가지 인간적 특질을 연구해 이들이 시장의 성과뿐만 아니라 개인적 결정에 어떻게 조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세일러 교수는 저서 ‘넛지’(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뜻의 영어 단어)에서 “경제학 교과서를 보면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할 줄 알고, IBM의 빅 블루에 해당하는 기억 용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고 비판했다. 사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인간을 물질적 동기에 따라 행동하는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한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무제한적으로 합리성을 추구한다는 전통적 경제이론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기를 든다.
그는 책에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란 의미로 ‘넛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 중앙에 파리 모양을 그려 넣은 후 소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줄어든 것을 사례로 든다. 민간이나 공공부문 관리자들이 넛지를 통해 환경 교통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세일러 교수는 개인이 어떻게 재정적 결정을 내리는지 설명하는 ’심성회계‘(mental accounting)라는 이론을 개발했다. 또 같은 물건이라도 소유권 여부에 따라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소유하고 있을 때 더 아낀다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를 설명해냈다.세일러 교수는 2013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행동경제학의 대가로 꼽히며 그 중에서도 특히 행동금융의 창시자로 불린다.
세일러 교수는 노벨위와의 통화에서 “경제 행위자가 사람이고, 경제모델은 이를 포함해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상금을 어떻게 쓸지를 질문받고서 “가능한 한 불합리하게 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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