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바른 회계통제를 위해 현재의 감사인 선임방식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수근 서울대학교 교수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있었던 한국공인회계사회 세미나에서 “상장법인의 경우 감사위원회가 감사인을 선임하고 감사수수료를 결정하도록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영자가 낮은 감사수수료를 요구하고 감사인을 선정한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회계서비스에서는 정보생산자(기업)가 감사인을 선임하고 서비스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여서 회계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이번 계란 파동에서 양계농가가 인증기관을 선정해 돈을 주고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경우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서비스 수혜자인 일반투자자나 재무분석자들은 양질의 감사서비스를 요구하지만 감사대상 기업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감사서비스 가격과 감사인 원가가 불일치해 서비스품질이 낮아지고 빈곤의 악순환이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감사수수료는 지나치게 낮다”며 “감사가 제기능을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시장이 망가져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의 지정제도와 같이 일정조건에 해당되는 회사, 즉 분식회계 위험이 높을 것 같은 회사에 대해 자유수임제한을 더욱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나, 동시에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회계부정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 등을 고려해 사전예방적 측면에서 감사인지정제도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외부감사를 받을 경우 이자비용이 감소하는 등 수익창출에 유리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외부감사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지만 실제 외부감사를 통한 효과는 이자비용을 감소시키는 등 기업이익에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곽 교수는 한국의 경우 비외감대상 기업이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수용한 경우 이자비용을 약 56~124bp(1bp=0.01%) 줄일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외감법 대상이 아니었지만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수용하면 이자비용이 낮았다”며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받는 회사들은 재무적으로 건전한 회사들이고 외부감사인을 통해 기업이 건강하다는 것을 인증받아 정보를 제공하고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지난 2004년 외부감사 면제대상을 확대한 회사법을 개정한 이후 외부감사를 유지한 기업은 신용등급이 상승한 반면, 외부감사를 포기한 기업은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비상장기업들이 외부감사를 유지한 경우 대출이 쉬웠고 이자비용이 낮았으며(4~9%) 영업이익이 높았던 것(6~12%)으로 나타났다.

곽수근 교수는 “외부감사로 인해 실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외부감사의 수용 여부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 건전성과 관련한)중요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외부감사를 지속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좋은 기업이란 시그널을 보내 신용등급이 상승한 것이고 감사를 받지않은 기업들은 정보의 정직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돼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비상장기업들이 외부감사를 받을 경우 대출이 용이해졌다. 이 역시 외부감사를 받는 경우 이익의 질이 더 높고 회계이익이 미래 현금흐름을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기업에 대한 외부감사가 오히려 기업이익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에도 기업들이 소극적인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밀주의, 집단ㆍ계층적 문화, 원칙보다 규정이 중심이 되는 문화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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