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정부가 최근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확대 의지가 반영돼 있다. 통일 부문의 예산이 올해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통일부문 예산은 1조3092억원으로 올해 1조2355억원에 비해 737억원(6.0%) 늘어났다. 남북협력기금은 9627억원에서 1조462억원으로 835억원(8.7%) 증액되는 등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된 때문이다.
내년도 사업 구상을 보면 무엇보다 한반도 통일경제 구상의 실현을 통한 경제통일 기반 구축과 관련한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
에너지와 광물을 중심으로 한 동해권과 철도 등 물류를 기반으로 한 서해권, 관광 중심의 비무장지대(DMZ) 발전계획 등을 위한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 경협을 촉진하기 위한 예산 규모는 올해 1389억원에서 내년엔 2480억원으로 1091억원(78.5%) 확대됐다.
반영된 예산을 보면 동해권에서는 한국-북한~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연결 및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 사업이 포함됐다. 서해권에서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우선 추진하고 향후 수도권~개성~평양~신의주~단동을 연결해 서해안 경제협력벨트를 구축하는 사업이, DMZ권의 경우 이곳을 생태ㆍ평화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하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는 사업이 반영됐다.
이와 함께 인도적 지원 분야에선 이산가족 상봉행사 지원 예산이 올해 34억원에서 84억원으로 2.5배 증액됐다. 이산가족이 점차 고령화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대면상봉 행사 예산을 역대 최다 개최 수준인 3회로 편성한 것이다. 기재부는 이산가족 교류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일관된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 예산을 대폭 증액해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 예산도 올해 2억원에서 5.5배 늘어난 11억원으로 대폭 증액했다. 부자 관계에서 형제ㆍ자매 관계까지 확인이 가능하도록 올해 상염색체 검사에 더해 내년에는 Y염색체 및 미토콘드리아 검사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 예산은 최근의 한반도 긴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평화정착 노력을 통해 통일기반을 조성하고, 특히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과 경제분야의 협력을 가속화하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내년에 남북관계가 얼마나 개선될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이번에 책정한 내년도 통일예산이 모두 소진될지, 아니면 남북관계 경색으로 이 예산이 그대로 쌓여 있을지 불확실하다. 예산이 모두 소진되는 것이 최선의 길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