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등 거래소에 악성코드 이메일 공격 -5월 ‘워너크라이’ 사태 배후로 北 지목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북한이 최근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각종 해킹을 시도해 정보나 자금을 탈취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전세계를 경악시킨 랜섬웨어(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고 이를 해제하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사태의 배후로도 지목된 북한은 경제 제재의 돌파 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4일 북한이 최근 ‘빗썸(bithumb)’ 등 한국의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해킹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빗썸에서 이뤄지는 거래량은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규모에 속한다. 이번 달 들어 전세계 가상화폐 시가 총액은 1400억 달러, 약 157조 원을 넘어선 상태다.

북한이 최근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랜섬웨어를 심은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해킹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헤럴드경제DB]
북한이 최근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랜섬웨어를 심은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해킹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헤럴드경제DB]

RFA는 북한의 해킹 활동을 추적하는 사이버전연구센터(CWIC)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해당 업체 직원들에게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발송해 악성 프로그램을 전산망에 심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메일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기관 등 한국 정부기관을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용은 가상화폐 유사수신행위 보고서, 구직자의 이력서 등으로 위장하고 있다.

북한이 해킹 공격을 하는 이유는 최근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로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가상화폐를 ‘외화벌이’의 대체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을 잇따라 감행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원유 수입과 노동자 수출을 막아 돈줄을 끊는 고강도 제재안을 결의한 바 있다.

또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익명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소유자의 신분을 숨길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도 가상화폐를 노린 북한의 인터넷 공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 1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최근 몇년 간 북한은 인터넷에서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보안전문업체 ‘레코디드퓨처’도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부터 북한 내부에서 비트코인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편 미국ㆍ영국 정보당국은 지난 5월 전세계를 떨게 만든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태의 배후에 북한이 관여돼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해커들은 랜섬웨어로 해킹 피해자들의 컴퓨터 파일을 암호화 한 뒤 복구하는 대가로 수백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또 우리 경찰청도 지난해 7월 ‘인터파크’ 고객정보를 해킹한 뒤 가상화폐를 요구한 집단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