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문재인 정부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 배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야권의 ‘사드 조기 배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의 군사적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당내 사드특별대책위원회는 다음달 중 공청회를 열고 사드 배치의 실효성을 포함한 조약 체결 정당성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주 열린 사드특위 비공개 회의에서 사드 임시 배치와 북핵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괌 타격 위협 등으로 미국과 북한의 군사 위기가 고조되면서 당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의견에 힘이 실린 분위기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괌 타격 등을 거론하며 군사 위기가 고조되자 사드 배치를 ‘군사적 실효성’을 넘어 ‘외교적 차원’에서 검토한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사드특위 소속 한 의원은 “지난주 제13차 비공개 사드 특위 회의에서 다음달 중 국회에서 사드 관련 공청회를 열기로 결정했다”며 “공청회에서 임시배치와 국회 비준 문제 등을 각 분야 전문가와 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린 야당이 사드 조기 배치를 내세우며 안보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사드는 오히려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 문건 하나 없이 조기 도입을 강행해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한국당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한국 정부에) ‘30일까지 사드 4기 추가 배치하라’고 요구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가 최근 한일의원연맹 모임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는데, (미국에서) 높은 사람들이 많이 왔기에 그 사람 중에서 누군가가 얘기했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 총리는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논란의 불씨가 남은 상황이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정확한 날짜는 특정할 수 없지만 (사드 임시 배치는)환경영향평가 이후인 8월 말이나 9월 초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래 임시 배치 자체가 우리가 원한 게 아니라 미국의 압박 때문에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환경부로부터 사드 기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보완 요청을 받고 지난 23일 경북 김천에서 전자파를 측정한 바 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면 기존에 배치된 사드 장비의 임시 운용을 위한 보강 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부는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군민 및 시민단체 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사드 발사대를 분해해 육로가 아닌 헬기로 운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