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달 초 중국은 한 어린 아이의 흡연 영상으로 충격에 빠졌다. 2~3살로 보이는 이 남자 아이는 의자에 앉아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옆에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 역시 담배를 손에 쥐고 아무렇지 않은 듯 장사를 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놀라운 광경이지만 주변에서는 껄껄 웃음소리만 들릴뿐 아무도 아이에게서 담배를 뺏는 사람은 없었다.
‘흡연대국’ 중국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담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흡연자만 3억5000만명이다. 전세계 흡연 인구 11억 명중 31%를 차지한다. 성인 남녀 30%가 담배를 피우고, 특히 남성은 절반이상(53%)이 흡연가다.
흡연 리스크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정부가 금연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큰 실효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담배산업이 국고 ‘효자’=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금연운동을 가로막는 거대한 기득권이 존재한다”며 “비대한 담배산업과 중국 정계 2인자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동생 리커밍(李克明)이 국무원 산하 국가담배전매국 부국장인 점”을 지적했다.
중국의 담배산업은 지난 10년간 국가 수입의 7~10%를 담당해왔다. 국영 담배회사가 지난 2011년 국고에 납입한 액수는 6000억위안(약 98조원)에 달했다.
중국이 생산하는 담배는 연 2조3000억 개비로 세계 최고다. 2위인 미국보다 4배 많은 규모다.
그러나 흡연은 더이상 중국 정부가 간과할 수 없는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암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폐암ㆍ위암ㆍ간암ㆍ식도암 등 4개 암의 발병수와 사망자 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중 폐암은 세계 신규 환자의 36%로, 중국 인구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19%를 크게 웃돌았다
담배로 사망하는 인구는 연간 100만명으로 추산됐고, 2020년에는 이 숫자가 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TV속 흡연은 감소했지만…=흡연 폐해를 좌시할 수 없는 정부는 금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지만, 대대적 단속에는 나서지 않아 성과를 볼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전국 각지의 성ㆍ시 당국은 뒤늦게 금연조례를 제정하고, 공공장소와 사무실 흡연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광시좡족자치구 난닝 시는 7월부터 학교, 영화관, 음식점 등 금연지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최대 200위안(약 3만3000원), 이를 방치한 관리자는 최대 5000위안(82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흡연장면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중국흡연규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중 흡연장면이 포함된 것은 63%에 달했다. 그나마 2007년 87%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드라마는 사실상 사각지대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개봉한 홍콩 경찰영화 ‘더 화이트 스톰(掃毒)’은 총 53개 장면에서 담배가 등장한다. 평균 2.58분에 한번은 누군가 담배를 물고 있는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남성 의사 40%가 담배를 피우고 있어 ‘담배 피우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를 인용해 “높은 담배 보급률이 중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건강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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