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통상ㆍ산업 등 실물경제를 아우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뒤숭숭하다. 약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 선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주요 통상 이슈를 챙겨야하는데 장관인선이 늦어져 참석자 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장관 임명이 이뤄져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오는 29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장관 참석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21일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현직 장관이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누가 갈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는 상태”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주 장관을 문재인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참석 명단에 포함하기가 부처안팎에서 부담스러웠다는 전언이다.
문재인 정부 첫 조각이 마무리 단계지만 산업부 장관 내정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세종청사 일각에선 “새정부 인사들이 의도적으로 산업부를 무시하거나 존재 자체를 까먹은 게 아닌가”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선 지금까지 대기업 친화정책을 펴온 데 대한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결과라며 시대변화의 일단이 아니겠냐는 반응도 있다.
청와대는 정부조직개편안 통과 후 신설될 중소기업벤처부를 제외한 17개 부처 중 15개 부처의 장관 인사를 발표했다. 현재 장관 인사가 나지 않은 부처는 산업부, 보건복지부 2곳이다.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 외국과 협상에 임할 때는 ‘통상장관(Minster of trade)’ 호칭을 사용하는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후 임명가능하다는 점을 감안, 현재로선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우태희 2차관이 당분간 맡을 것으로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데 52일이 소요됐다.
문 정부 출범이후 산업부 장차관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13일 낙점된 1차관에는 이인호 전 통상차관보가 임명되면서 통상차관보도 공석이다. 결국,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상이슈를 진두진휘할 라인이 모호한 상태인 셈이다.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 분석과 철강 수입의 안보 영향 분석 조사가 진행되는 등 대외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산업부의 업무 추진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현안은 한미 FTA 재협상이다. 미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이 내년 6월말을 기한으로 하고 있다는 점, 미 의회 중간 선거가 내년 11월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 공화당 정권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한미 FTA 재협상을 타결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한미 FTA 재협상, 수입철강에 대한 제재 등 미국 보호무역 파고가 거센 위기 상황을 앞두고 진행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실무적인 이슈를 챙길 수장이 없다”면서 “정부 새 조직 밑그림에서 산업부가 아예 제외된게 아닌가라는 자조적인 농담이 나도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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